청년세대가 직접 머리를 맞대고 성평등정책이 개입해야 할 고유 영역과 다른 부처가 주도해야 할 영역의 경계를 그었다. 아빠의 육아휴직과 성별 데이터 사각지대 해소는 성평등 주무부처가 전면에 나서야 할 핵심 과제로 꼽혔다. 반면 군 복무와 업무 배치는 개별 부처 정책을 중심으로 하되 성평등 관점을 접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성평등가족부는 2026년 10월 2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제2차 청년세대 성별균형 공개형 공론장을 열었다. 만 19세부터 39세까지 청년 90여 명에서 100여 명이 참석해 남성의 경험과 성평등정책의 범위를 두고 토론을 벌였다.
공론장에서는 일상과 노동 시장에서 접하는 다섯 가지 구체적 사례를 두고 성평등정책이 어느 수준까지 다뤄야 하는지 숙의했다. 조사 결과 아빠의 육아휴직은 응답자의 49.4%가 성평등정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답했다. 현행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가 육아휴직 권리를 보장하고 있지만, 남성의 돌봄권 보장을 성평등 주무부처의 고유 책무로 판단한 것이다.
반면 다른 제도와 얽힌 사안에서는 접근 방식이 갈렸다. 군 복무의 시간은 45.0%가,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업무 배치는 46.9%가 각각 다른 정책이 중심이 되되 성평등 관점을 반영해야 한다고 봤다.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 역시 43.2%가 같은 판단을 내렸다.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고립 청년 문제는 성평등정책보다 다른 정책으로 다루는 것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61.2%에 달했다. 청년 고립 문제를 일반 복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분류한 셈이다.
가상 정책화폐 100GB(Gender Balance)를 배분하는 정책 모의 투자에서는 성별에 따른 정책 사각지대 파악을 위한 데이터 강화가 16.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양성평등기본법 제26조가 규정한 성별영향평가와 정책 설계를 뒷받침할 기초 통계를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다.
남성의 돌봄제도 이용 장벽 완화는 13.5%, 폭력 피해 지원의 사각지대 개선은 13.2%로 뒤를 이었다. 성별 고정관념을 줄이는 관계·역할 교육은 12.9%, 성별 집중 직종의 진입 장벽 완화는 9.5%, 병역의무 이행과 청년기 부담 완화는 8.7%를 기록했다. 청년들이 가장 시급하게 본 데이터 강화 투자는 병역의무 부담 완화보다 약 1.9배 높았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성별 역할과 기대가 변화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삶이 서로 연결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며 “이번 공론장은 여성과 남성의 경험을 대립시키기보다 성별 때문에 생기는 서로 다른 제약과 정책수요를 함께 살펴보고 모두의 성평등을 위한 정책의 범위와 방향을 청년들과 함께 찾아가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번 공론장에서 도출된 사례별 판단 통계와 투자 배분 결과, 모둠별 핵심 제안을 종합 분석할 계획이다. 분석 결과는 향후 양성평등기본법 제14조에 따른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수립과 중장기 과제 검토 시 공식 참고자료로 반영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