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점자블록 위에 어지럽게 방치된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를 정비하기 위해 정부가 제도 개선 절차에 돌입했다. 그동안 안전모 미착용이나 무면허 운전 등 이용자 단속에 치중했던 안전 대책을 보행자 보호와 기기 관리 체계 전반으로 넓히겠다는 취지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정일연)는 2026년 10월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흘간 범정부 정책소통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에서 개인형 이동장치(PM)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수렴한 의견은 국토교통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마련할 제도개선 권고안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조사 항목은 보행 중 개인형 이동장치로 겪은 위험 경험과 무단 방치 장소, 방치된 기기의 처리 방안, 무단 방치 예방 대책, 보행자 밀집구역 통행 관리 방안 등 5개 분야다. 보행로뿐 아니라 횡단보도,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출입구,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등에 방치된 기기를 어떻게 수거하고 예방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의2는 최고속도 시속 25km 미만, 차체 중량 30kg 미만인 이동장치를 개인형 이동장치로 규정한다. 도로교통법 제32조와 제35조에 따라 보도 등 주정차 금지 장소에 방치된 장치는 견인 대상이다. 서울특별시 등 일부 지자체는 조례로 즉시견인구역을 지정하고 4만 원의 견인료를 부과해 왔다. 반면 페달 보조(PAS) 방식 전기자전거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10일 이상 방치 확인을 거쳐야 처분할 수 있는 등 규율 체계가 나뉘어 현장 혼선이 이어졌다.
한국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 교통사고는 2023년 2,389건(사망 24명), 2024년 2,232건(사망 23명), 2025년 1,915건(사망 23명)으로 매년 2,000건 안팎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단독사고 치사율은 5.2로, 차대차(1.0)나 차대사람(0.2) 사고에 비해 치명도가 높았다.
오정택 국민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개인형 이동장치는 편리한 이동 수단이지만, 보행자의 안전과 통행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이용되어야 한다"며 "실제 경험과 의견을 토대로 안전한 보행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설문조사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뒤 관계 부처 및 지자체와 협의를 거친다. 이어 주차구역 표준화, 지자체 견인·수거 권한 정비, 보행자 밀집구역 통행 기준을 포함한 구체적인 권고안을 확정해 통보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