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최종합격자가 학업이나 군 복무 등으로 임용을 미루더라도 불합격 처리된 차순위 수험생을 추가합격자로 선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시험에 붙고도 실제 배치가 늦어지며 발생하던 각 부처의 행정 공백을 줄이고 대기 수험생에게 기회를 넓히려는 취지다.

인사혁신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임용시험령 일부개정령(대통령령 제36757호)이 2026년 10월 13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결원 보충의 신속성을 확보하고 취약계층 수험생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추진됐다.

임용유예 시 차순위자 추가합격

개정안의 핵심은 추가합격 사유의 확대다. 종전 공무원임용시험령은 최종합격자가 임용을 포기하거나 결격사유 등으로 합격이 취소된 경우에만 발표일부터 6개월 이내에 차순위자를 추가합격시킬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 때문에 합격자가 공무원임용령 제13조의2에 따라 학업 계속이나 병역 복무 등을 사유로 임용이나 임용추천을 유예할 경우 자리가 비어도 대체 인력을 채우지 못했다.

개정된 제23조 제7항과 제25조 제9항은 최종합격자가 임용을 포기하는 경우뿐 아니라 시험실시기관의 장이나 임용권자가 임용추천 또는 임용을 유예해 결원을 보충할 필요가 있을 때도 추가합격자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일반외교 분야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제23조의3 제7항) 역시 국립외교원 교육과정 입교를 유예할 때 추가합격을 진행할 근거를 신설했다. 부칙 제2조에 따라 이번 규정은 영 시행 전에 이미 공고된 시험이라도 시행일 이후 최종합격자를 발표하는 시험부터 바로 적용된다.

5급 경채 사전협의 폐지·수수료 면제 확대

각 부처의 채용 자율성도 높아진다. 제3조 제4항 개정으로 소속 장관이 긴급하게 결원을 보충하거나 특수 분야 인력을 뽑기 위해 5급 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을 직접 실시할 때 거쳐야 했던 인사혁신처장과의 사전 협의 의무가 삭제됐다. 부처 판단에 따라 필요한 전문 인력을 즉각 수시 채용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다.

사회적 배려 계층을 위한 지원책도 담겼다. 제35조 제3항 제5호를 신설해 아동복지법에 따라 보호기간이 연장된 사람과 시설 퇴소 5년 이내인 자립지원 대상자(자립준비청년)의 공무원 채용시험 응시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다만 응시수수료 면제 규정은 시스템 정비 등을 거쳐 2027년 1월 1일 이후 원서를 접수하고 수수료를 내는 채용부터 시행된다.

현장 평가와 남은 쟁점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이번 개정을 두고 "적시에 우수한 인재가 공직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채용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입법예고 기간 정윤서 브릿지유스 대표는 청소년복지 지원법에 따라 청소년 쉼터 등에서 퇴소한 청년 역시 실질적 경제 취약성이 동일하므로 응시료 면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5급 경채 사전협의 폐지를 두고는 각 부처의 자율성이 커지는 대신 채용 공정성을 확보할 사후 점검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