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항만에서 장기간 가동 중인 노후 대형시설장비는 의무적으로 관리청의 정밀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보수·보강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징역형이나 벌금형 등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반면 항만개발사업 등으로 사용을 일시 중단한 유휴 장비는 신고하면 정기검사를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해양수산부는 2026년 10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항만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2132호)을 공포했다. 2024년 11월 13일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개정안을 바탕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대안이 마련돼 2026년 10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26일 만이다. 이 법률은 공포 1년 뒤인 2027년 10월 28일 본격 시행된다.
종전 법령 체계는 항만 시설장비에 정기검사 의무만을 일률적으로 부과했을 뿐, 공사나 물동량 변화로 장비를 쓰지 않는 기간에 검사를 중지할 근거를 두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실제 작동하지 않는 미가동 크레인까지 고비용의 정기검사를 지속해서 받아야 해 부두 운영사와 장비 관리자들의 비용 부담이 컸다. 다른 한편으로는 항만 안전에 직결되는 노후 대형 크레인 정밀안전평가 체계와 관리청의 강제 시정명령 권한이 미비해 안전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개정법은 현장의 불합리한 비용 부담을 줄이는 장치부터 정비했다. 제31조 제1항에 항만개발사업 등으로 시설장비 사용을 ‘일시 중지’하거나 이를 ‘재개’하려는 경우 미리 관리청에 신고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일시 중지 기간에는 제33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정기검사를 면제하되, 다시 장비를 가동하기 전에는 ‘사용재개검사’를 받도록 해 현장 안전 공백을 막았다.
안전 관리 기준은 한층 강화됐다. 개정법은 제33조의2를 신설해 제작 후 일정 연한이 지난 대형시설장비에 관리청이 실시하는 정밀안전진단 또는 정밀안전점검을 의무화했다. 최초로 받는 정밀안전진단등은 반드시 물리적·기능적·구조적 결함을 평가하는 ‘정밀안전진단’으로 수행하도록 규정했다. 검사 결과 보수나 보강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관리청이 직접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다.
이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재 규정도 전면 정비됐다. 정밀안전진단등을 받지 않은 대형시설장비는 제83조 제1항 제4호의2에 따라 사용중지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 대형시설장비 정밀안전진단에 따른 관리청의 시정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자는 제110조 제3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정밀안전진단을 받지 않거나 일반 검사 시정명령을 어기면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제113조 제1항)가 부과된다.
개정법은 기후위기 대응 흐름에 발맞춰 제2조와 제30조의 기존 ‘저탄소 항만’ 용어를 일괄 ‘탄소중립 항만’으로 수정하고, 항만시설에 포함되는 신·재생에너지 범위를 ‘생산·저장·유통’ 관련 시설로 명확히 정리했다. 용어 정비 규정은 부칙 제1조 단서에 따라 공포 당일인 2026년 10월 27일부터 즉시 시행됐다.
법안을 대표발의했던 이양수 의원은 "이번 개정으로 항만의 탄소중립 전환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노후 대형시설장비의 안전관리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항만 현장의 안전을 높이고 현장의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법률이 본격 시행되는 2027년 10월 28일 전까지 하위법령을 개정해 정밀안전진단 대상 대형시설장비의 구체적 규격과 제작 후 경과 연수, 세부 검사항목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법 시행 당시 이미 기준 연수를 넘긴 대형장비에도 부칙 제3조에 따라 일정 기간 내에 정밀안전진단을 받도록 하는 경과조치가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