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협동조합이 취급하는 실손의료공제 가입자도 병원 창구에서 종이 서류를 떼지 않고 전산으로 공제금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연중 수시로 바뀌는 출자금 때문에 지구별 수협이 매년 치러야 했던 출자총액 변경등기 의무도 즉각 사라진다.

해양수산부는 2026년 10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2128호)을 공포했다. 이번 개정은 민영 보험사와의 제도적 격차를 해소해 공제계약자의 편익을 높이고, 수협의 불필요한 행정 비용을 줄이기 위해 추진됐다.

실손공제 서류 전자 전송…1년 뒤 전면 시행

개정 수협법은 제12조 제1항에 단서를 신설해 실손의료공제 계약의 공제금 청구 서류 전송 요청과 전산시스템 구축·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보험업법 제102조의6 및 제102조의7을 준용하도록 했다. 공제계약자나 피공제자가 요양기관에 공제금 청구 서류를 수협중앙회에 전자적으로 전송해 달라고 요청하면 요양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따라야 한다.

민영 실손보험은 2024년 병원급, 2025년 의원·약국으로 전산 청구 시스템이 단계적으로 도입됐으나, 수협 공제는 보험업법 배제 규정 탓에 계약자가 직접 영수증과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떼어 제출해야 했다. 이번 법 개정으로 형평성 공백이 해소됐다. 다만 전산망 구축과 요양기관 연계 기간을 고려해 실손 청구 전산화 조항은 공포 후 1년이 지난 2027년 10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전산화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벌칙 조항도 신설됐다. 제177조의2는 서류 전송 업무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나 자료를 누설하거나 전송 업무 외의 용도로 사용·보관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했다.

매년 하던 출자금 변경등기 폐지…즉시 발효

지구별 수협에 행정 부담을 주던 등기 규제는 공포 당일인 10월 27일부터 즉각 완화됐다. 개정 법은 제92조 제2항 제2호의 설립등기 기재사항에서 '총 출자계좌 수와 납입출자금의 총액'을 삭제하고 '출자 1계좌의 금액과 그 납입 방법'만 적도록 바꿨다.

이에 따라 매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출자총액 변동을 관할 등기소에 등기하도록 의무화하던 제95조 제2항도 전면 삭제됐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신규 가입과 탈퇴가 잦아 출자총액이 수시로 변동함에도 매년 등록면허세와 법무사 수수료를 들이며 변경등기를 반복해 왔다.

이미 결산 재무상태표 공고로 출자금 변동 내역이 공시되는 데다,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는 진작 해당 등기 의무를 면제해 이중 규제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번 법 개정으로 전국 지구별 수협은 매년 정기적으로 부담하던 등기 수수료와 행정 부담을 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