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알게 된 피해자로부터 5,040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둔 피고인이 일부 변제 자금만 마련한 채 출석한다면 실형을 피할 수 있을까. 법조계에서는 마련한 현금을 단순히 법정에 가지고 출석하는 것만으로는 법률상 피해 회복으로 인정되지 않아 실형 선고와 법정구속 위험이 남는다고 지적한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사기범죄 양형기준상 편취액 1억 원 미만인 일반사기 제1유형의 기본 권고형량은 징역 6월에서 1년 6월이다.
당초 피해금 중 940만 원만 변제한 상태에서 재판 직전 1,200만 원을 추가로 마련하더라도 총 변제액은 2,140만 원이다. 전체 피해액 대비 변제율은 42.5%에 그치며, 미변제액도 2,900만 원이 남는다. 동종 사기 전과가 없고 범행을 자백했더라도 상당액을 변제하지 못하고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받지 못하면 초범이라도 실형 선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과거 전력도 양형 판단의 주요 변수다. 형법 제62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를 선고할 때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으면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아 집행 종료나 면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 20년 전 징역 3년의 실형 복역 전력은 집행 종료 후 3년이 지나 법률상 결격사유나 형법 제35조의 누범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법원의 전체 전과 이력 평가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참작될 수 있다.
실무상 가장 주의할 점은 변제 방식이다. 법정에 출석할 때 현금을 지참하는 것 자체는 법률상 변제나 형사공탁의 효력이 없다. 피해자 계좌로 직접 송금한 뒤 이체확인증을 증빙으로 제출하거나, 인적사항을 알기 어려운 경우 공탁법 제5조의2에 따라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에 형사공탁을 하고 공탁서 사본을 접수해야 한다.
사업 지연으로 변제하지 못했다는 주관적 사정만으로는 돈을 받을 당시의 거짓말에 따른 사기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남은 2,900만 원을 두고 구체적인 소득 확보 방안과 분할 변제 계획서, 반성문을 함께 제출해야 양형상 참작을 받을 수 있다. 당일 재판이 변론 종결 후 열리는 선고기일이라면 추가 변제 증빙을 즉시 제출하면서 변론재개신청서를 접수해 변제 기회를 추가로 확보해야 법정구속을 방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