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펀드가 정부를 상대로 낸 약 2,800억 원 규모의 법인세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정부가 전부 승소했다. 과세처분이 취소됐을 때 세금을 돌려받을 권리는 투자자가 아닌 원천징수의무자에게 있다는 대법원 법리가 하급심에서 그대로 유지됐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6-1부(재판장 정재오 부장판사, 김선희·이원석 부장판사)는 2026년 10월 22일 론스타펀드 관련 9개 외국법인이 대한민국과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 강남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론스타 측 청구를 모두 물리쳤으며, 소송비용도 원고들이 전액 부담하도록 명했다. 정부 측 소송대리는 법무법인(유) 태평양이 맡았다.

사실관계

론스타는 2002년부터 2007년 사이 외환은행과 극동건설, 스타리스 등의 지분을 사들인 뒤 매각과 배당을 거쳐 차익을 냈다. 배당금을 지급한 한국외환은행 등은 한·벨기에 조세조약 등을 적용해 세액을 원천징수한 뒤 과세당국에 납부했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은 론스타가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둔 실질귀속자라고 판단해 법인세 1,763억 원을 고지했다. 이 과정에서 과세당국은 기존에 외환은행 등이 납부했던 원천징수세액 환급금 약 1,534억 원을 론스타의 법인세 기납부세액으로 공제·충당 처리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7년 10월 12일 국내 고정사업장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법인세 부과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확정했다(2014두3044, 3051). 과세관청이 론스타 명의로 직접 납부된 세액만 돌려주고 충당 처리했던 원천징수세액 1,534억 원은 환급하지 않자, 론스타는 2017년 12월 국가를 상대로, 2018년 1월 서울시와 강남구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2017가합589455, 2018가합504178).

1심·원심 판단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3년 6월 30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며 정부에 약 1,534억 원, 서울시에 약 152억 원을 반환하라고 주문했다. 환송 전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역시 2024년 9월 5일 쌍방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2023나2031448).

대법원 판단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는 2025년 4월 24일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4다295876, 2024다295852).

대법원은 본세인 법인세 부과처분이 취소되면 기존 원천징수세액을 공제·충당 처리한 효력도 사라진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잘못 납부된 원천징수세액의 환급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천납세의무자인 론스타가 아니라 원천징수의무자인 한국외환은행 등에 귀속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 판단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론스타 측은 원천징수의무자들이 환급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실질적 세금 부담 주체가 자신들이라는 합의가 있었다며 환급청구권이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정부와 지자체는 청구 원금 1,682억 원(법인세 약 1,534억 원, 지방소득세 약 152억 원)과 국세기본법상 환급가산금,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지연손해금(연 12%)을 합산한 약 2,800억 원 규모의 재정 지출을 방어했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은 "이번 판결을 통하여 2,800억 원 이상의 국고 유출을 막아낼 수 있었다"며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향후 동일·유사 쟁점이 문제되는 사건에서도 최선을 다해 국익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론스타 측은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대법원에 재상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