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지 한 달 동안 일선 경찰이 넘겨받은 옛 검찰 수배 사건은 1,954건에 이른다. 공소청의 보완수사 요구는 지난해보다 60.2% 늘었다. 경찰청은 늘어난 수사 부담을 덜기 위해 전국 시·도경찰청에 전담 협력 부서를 가동하고 2027년부터 우수 수사관 약 600명의 근속승진 기간을 1년 앞당기기로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26년 11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한 달간의 사건 처리 현황과 현장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함께 검사의 직접 수사 개시 권한이 폐지되면서 검찰청은 공소청으로 개편됐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사라지면서 기존에 검사가 수배했던 사건도 경찰로 넘어왔다. 경찰은 이관받은 검사 수배 사건 1,954건의 영장 발부와 지명수배 주체 전환 등 후속 조치를 모두 마쳤다. 뉴스1에 따르면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10월 기자간담회에서 "10월 2일 이후 피의자가 검거되면 경찰이 체포 주체가 돼 48시간 이내에 후속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별도로 받아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설 기관과의 사건 통보 및 협의 건수도 크게 늘었다. 경찰은 중수청 출범 이후 19일 동안 중대범죄 2,002건의 인지 사실을 중수청에 통보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홍 본부장은 10월 2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26일 기준 공소청으로부터 총 8,995건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5,615건)보다 3,380건(60.2%) 늘어난 수치다.

경찰은 사건 처리가 지연되지 않도록 전국 시·도경찰청에 '수사협력계'를 신설해 공소청과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광주경찰청은 보험사기 사건을 수사하면서 공소청과 사전 협의를 거쳐 공소청 출범 당일인 10월 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울산남부경찰서도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사건을 공소청과 협의해 시효 만료 5일 전에 송치했고, 만료 하루 전 기소가 이뤄졌다.

일선 수사관의 업무 부담이 커지자 경찰청은 처우 개선책을 함께 내놓았다. 2027년부터 경위 이하 우수 수사관 약 600명을 선발해 근속승진 소요 기간을 1년 단축한다. 수사팀과 여성청소년수사팀에는 치안종합성과평가 가점을 부여하고, 전문직위와 특별승진 인원 확대 및 사건수사비 증액도 추진한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1월 1일 오후 7시경 서울 강남경찰서를 찾아 휴일 야간 근무 중인 수사관들을 격려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들었다. 김 직무대행은 "형사사법체계가 크게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사건 처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현장 수사관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현장 수사관들이 자긍심을 갖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책임에 걸맞은 권한과 근무 여건을 보장하고, 수사부서가 가장 일하고 싶은 부서가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새 수사체계의 전산망 구축은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조선일보와 데일리안에 따르면 현재 사건 접수·이첩·배당만 가능한 1단계 상태인 중수청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은 12월 초에 전체 조사·처리 기능이 개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