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조례가 체육시설 사용허가 기간을 ‘연속 30일 이내’로 제한하더라도, 체육협회에 시설 관리를 맡기며 3년 사용허가를 내준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처분서 명칭이 ‘사용허가’라도 시민 상시 개방과 시설 유지관리 의무를 부여했다면 실질은 ‘관리위탁’에 해당해 단기 사용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취지다.

수원지법 행정4부는 2026년 7월 15일 A 씨가 평택시장을 상대로 낸 사용허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2025구합61553). 원고는 법무법인 다산 문병주 변호사가, 피고는 법무법인 동서남북 오준근 변호사가 대리했다.

사실관계

평택시장은 2024년 12월 평택시테니스협회에 경기 평택시 장안웃길 소재 이충레포츠공원 테니스장(사용면적 7,797㎡, 일반코트 8면·하드코트 2면·관리사무소 1동) 행정재산 사용허가처분을 통보했다. 사용기간은 2025년 1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3년, 사용료는 2,032만 원으로 정했다. 평택시 체육시설 위탁계획에 따라 운영방식이 바뀌면 사용기간을 변경할 수 있다는 조건 단서도 붙였다.

A 씨는 평택시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 제3조 제2항이 체육시설 사용기간을 “연속한 30일 이내로 한다”고 규정했는데도, 평택시장이 사용기간을 3년으로 정해 허가한 것은 강행규정인 조례에 반해 위법·무효라며 취소 소송을 냈다. 평택시장은 A 씨가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어서 원고적격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 처분은 단순 사용허가가 아니라 시설 상시 개방과 관리·운영을 맡긴 것이라고도 맞섰다.

재판부 판단

재판부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공유재산법)상 사인이 자기 이용 수요를 위해 행정재산을 쓰는 ‘사용허가’(제20조)와 행정재산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관리사무를 민간에 넘기는 ‘관리위탁’(제27조)을 구별해야 한다고 보았다. 공유재산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르면 행정재산 관리위탁 기간은 5년 이내로 할 수 있다.

재판부는 평택시장이 내준 처분의 허가조건을 살폈다. 협회는 시민 이용을 위해 시설을 상시 개방해야 하고, 일반사용자에게서 받은 사용료 수납대장을 작성해야 한다. 사용료는 시설 유지관리 비용 외에는 지출할 수 없으며 정기 보고의무도 진다.

재판부는 이러한 조건을 근거로 평택시장이 평택시테니스협회에 한 3년짜리 사용허가처분은 명칭과 달리 실질이 관리위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사인의 단순 이용 수요를 전제로 한 조례상 ‘연속한 30일 이내’ 기간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조례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판결 의의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2012두10980 판결 등에서 확립한 ‘실질 우선의 원칙’을 지자체 체육시설 처분에 적용한 사례다. 행정처분은 외형적 형식이나 명칭에 얽매이지 않고 실질적인 권리의무 관계를 종합해 법적 성격을 가려야 한다는 법리다. 지자체가 공공체육시설을 종목별 협회에 맡기면서 행정 편의상 ‘사용허가서’ 양식을 썼더라도, 일반 시민 개방과 유지보수 등 관리 사무가 포함됐다면 관리위탁으로 인정받아 단기 대관 제한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처분 형식과 실질이 어긋나 생기는 분쟁을 줄이려면 지자체가 위탁 규정과 조례 서식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