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승객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반복해 형사처벌을 받은 택시기사의 운전자격과 개인택시 운송사업면허를 모두 취소한 행정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밀폐된 공간에서 승객과 마주하는 택시 업무 특성상 승객의 안전을 지키는 공익이 개인택시 면허의 재산적 가치나 생계유지 등 사익보다 우선한다는 취지다.

수원지법 제4행정부(재판장 임수연 부장판사)는 2026년 6월 17일 개인택시 기사 A 씨가 안산시장을 상대로 낸 개인택시 운송사업면허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2025구합61307). 원고는 법무법인 온누리의 이현호 변호사가 대리했다.

사실관계

A 씨는 택시운전자격을 취득한 뒤 2019년 12월 19일 개인택시 운송사업면허를 양수해 택시를 운행해 왔다. A 씨는 2022년 11월 10일 오후 4시 45분경 경기 안산시 상록구의 한 공영주차장 인근에서 15세 승객을 태웠다. 이후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한 쉼터 앞까지 약 35분간 운행하면서 조건만남과 성경험 등을 묻는 등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을 반복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A 씨는 2023년 7월 6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았다(2023고단1081). 검사가 항소했으나 2024년 7월 9일 기각돼 같은 달 17일 형이 확정됐다(2023노4436).

안산시장은 2024년 9월 12일 경기도에서 특정범죄경력 보유명단을 통보받은 뒤 2025년 2월 4일 A 씨의 택시운전자격을 취소했고, 3월 18일에는 개인택시 운송사업면허도 취소했다. A 씨는 배우자의 유방암 투병에 따른 의료비 부담이 크고 개인택시가 유일한 생계수단인 점, 20년간 모범적으로 일해 왔다는 점을 내세웠다. 택시운전자격 취소만으로도 공익을 달성할 수 있는데 독립된 재산적 가치를 지닌 사업면허까지 취소한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이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 판단

재판부는 안산시장의 면허취소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4조 제4항 제1호 다목과 제87조 제1항 제3호는 아동복지법 제17조 위반 등 특정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에 있는 경우를 운전자격 결격사유 및 필요적 취소 사유로 정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 제43조 제1항 별표 3은 개인택시 사업자의 운수종사자 자격이 취소된 때의 처분기준을 사업면허 취소로 규정한다.

재판부는 “택시기사는 밀폐된 공간에서 승객과 일대일로 대면하므로 승객 안전 확보 및 국민의 생명·신체 보호라는 공익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의 발언 내용을 보면 15세에 불과한 피해 아동이 느꼈을 성적 수치심과 공포가 상당했을 것”이라며 범행의 대상과 내용 등 제반 사정에 비춰 처분을 감경하지 않은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개인택시 면허가 재산적 가치를 지닌 사업권이라도 법정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범죄로 형이 확정됐다면 지자체가 감경 없이 면허를 취소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헌법재판소도 2025년 5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택시운수종사자의 자격을 의무적으로 취소하도록 한 법률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2024헌바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