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가 감사위원회 위원을 겸임하거나 약속한 공정성 제고 사업계획을 지키지 않은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 2곳이 규제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상법상 감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이 구별된다는 논리로 대표이사를 감사위원에 포함해 온 방송사 지배구조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위원장 김종철)는 2026년 10월 28일 제46차 전체회의를 열고 재승인조건 위반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대한 시정명령 등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처분 대상은 ㈜채널에이(채널A)와 ㈜매일방송(MBN)이다. 두 사업자 모두 방송법 제99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시정명령을 받았다.
채널A는 최다액출자자로부터 독립적인 감사를 선임하라는 재승인조건을 위반해 적발됐다. 뉴시스에 따르면 채널A는 2024년 방송 재승인 당시 사외이사와 감사를 최다액출자자와 무관한 독립적 인물로 선임하라는 조건을 부과받았다. 하지만 대표이사가 감사위원회 위원을 겸임하는 지배구조가 확인됐다.
채널A 측은 상법상 감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은 명백히 구별되므로 감사 선임 조건을 감사위원에게까지 유추·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종철 위원장은 회의에서 “대표가 경영의 책임을 지면서 감사위원회의 위원으로서 감독책임을 직접적으로 감당하게 하는 그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어떤 경우에도 법률적으로 정당화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매일방송은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제고 사업계획 중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항 3건을 이행하지 않았다. 뉴시스에 따르면 미이행 항목은 메인뉴스 사실확인(팩트체크) 코너 월 2회 이상 송출, 선거 시 전문기관·단체와 협력한 정책·공약 검증, 홈페이지 내 시청자 의견 피드백 코너 신설이다.
매일방송 측은 협력 기관이던 서울대학교 팩트체크센터가 2024년 8월 운영을 중단해 코너 송출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이후 자체 검증 체계를 갖춰 2026년 4월부터 월 2회 이상 송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청자 의견 피드백 코너는 5월 개설을 마쳤고, 선거 공약 검증은 2024년 총선 당시 전국 254개 지역구 전체 공약을 검증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는 입장을 냈다.
방미통위는 앞서 6월 18일 열린 제18차 위원회에서도 감사 장기 연임(최대 6년) 제한 조건을 어긴 ㈜티비씨(TBC)와 주주 특수관계자·과거 경영진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한 OBS경인TV에 같은 법 조항을 적용해 시정명령을 의결했다. 이번 처분까지 더해지면서 감사위원회를 둔 방송사업자가 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을 이유로 대표이사나 특수관계인을 감사위원에 포함시키는 지배구조를 손질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졌다.
시정명령을 받은 채널A는 2027년 상반기까지 대표이사의 감사위원 겸임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 방송법 제99조 제1항 제2호는 허가·승인 또는 등록 조건을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한 때 시정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같은 법 제18조 제1항 제9호에 따라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허가·승인 취소나 6개월 이내의 업무정지 또는 광고중단 처분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