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와 짜고 5년간 150억6,900만 원 규모의 허위 매출을 재무제표에 반영한 코스닥 상장사 ㈜피델릭스와 전직 경영진이 수사기관에 넘겨졌다. 외부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려고 실적을 부풀린 데다 거짓 서류로 외부감사까지 방해한 사실이 적발됐다. 회사는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증권선물위원회(위원장 신진창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는 2026년 10월 28일 제19차 회의를 열고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전자집적회로 제조업체 피델릭스에 감사인지정 3년, 과징금 부과, 수사기관 고발 조치를 의결했다. 전 대표이사 외 1인에게는 해임(면직) 권고 상당 처분과 함께 과징금 부과 및 수사기관 고발을 결정했고, 전 담당 임원은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피델릭스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개 사업연도에 걸쳐 거래처와 공모해 개별 재무제표 기준 총 150억6,900만 원의 허위 매출 등을 계상했다. 연도별 허위계상액은 2018년 30억5,200만 원, 2019년 31억6,100만 원, 2020년 29억7,000만 원, 2021년 29억4,300만 원, 2022년 29억4,300만 원이다.
피델릭스는 외부자금 조달을 앞두고 영업실적을 실제보다 좋게 보이려고 장부를 조작했다. 회계부정을 숨기려고 거래처에 감사인의 외부 채권 조회서를 거짓으로 회신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정상적인 외부감사를 방해한 사실도 드러났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부감사법) 제5조와 제6조는 회사가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도록 규정한다. 제21조는 감사인의 정상적인 회계감사 업무를 방해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증선위는 같은 법 제29조와 제30조에 따라 위반 기업에 감사인 지정, 임원 해임권고, 수사기관 고발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스마트투데이에 따르면 피델릭스 측은 공식 해명을 내고 “2018년의 매출 단건(30억 원)이 재무제표상 매출채권으로 계속 남게 되어 그렇게 표현된 것”이라며 “해당 거래에서 발생한 2018년의 매출채권은 2022년까지 이미 전액 대손처리됐고, 현재 재무제표상 해당 매출채권의 장부가액은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으로 인한 현재 재무제표의 변동은 없으며, 금융당국의 감리결과 조치통보에서도 확인됐다. 과거 특정 거래의 회계처리와 관련된 문제로 현재 영위 사업의 경쟁력이나 정상적인 영업활동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증선위 의결 직후 한국거래소는 피델릭스에 “회계처리 위반으로 인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안내하고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앞으로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심의한 결과에 따라 피델릭스 주식의 매매거래 재개나 실질심사 진입 여부가 갈린다.
증선위는 이날 감사절차를 소홀히 하거나 연속감사 제한 규정을 어긴 회계법인과 공인회계사 제재안도 한국공인회계사회(위탁감리위원회) 의결 결과 원안대로 접수해 결정했다. 현대회계법인은 피감법인의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매출·매출원가 허위계상을 감사하는 절차를 소홀히 한 점이 지적됐다. 이에 해당 회사 감사업무 제한 3년,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 적립 50%, 감사인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았다.
위드회계법인은 동일 이사가 연속 6개 사업연도를 초과해 감사할 수 없도록 한 외부감사법 제15조 제3항을 어기고 3개사를 연속 감사한 사실이 적발됐다. 증선위는 위드회계법인에 해당 3개사 감사업무 제한 2년과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 적립 20%를 명하고, 소속 공인회계사에게 감사업무 제한 및 직무연수를 부과했다. 피델릭스와 전직 임원, 현대회계법인에 부과될 구체적인 과징금 액수는 앞으로 열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