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단체협약에 따른 산업재해 사망 근로자 유족 특별채용을 거절했다가 소송 끝에 물어주는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도 소득세 과세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제때 채용됐더라면 얻었을 일실이익을 배상받아 순자산이 늘어난 만큼 기타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2026년 10월 27일 B 회사가 근로자 A 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26다202200).
사실관계
A 씨의 부친은 1985년경 B 회사에 입사해 일하다 2010년경 업무상 재해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B 회사와 노동조합이 맺은 단체협약에는 업무상 재해로 조합원이 숨지면 직계가족 등 1명을 특별채용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A 씨는 이 조항을 근거로 특별채용을 요청했으나 B 회사는 거절했다.
A 씨는 2014년 채용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특별채용 조항이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며 기각했으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조항의 유효성이 인정됐다. B 회사는 파기환송심이 진행되던 2021년 A 씨를 조립공정 근로자로 채용했다.
이후 A 씨는 채용의무가 발생한 다음 날인 2014년 11월부터 실제 채용된 2021년까지 발생한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달라며 소송을 내 대부분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 B 회사는 이 손해배상금이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이나 기타소득에 해당한다며 확정판결 금액에서 소득세 등을 원천징수하고 남은 금액만 지급했다. 이어 세금 공제분의 강제집행을 막으려고 청구이의 소송을 냈다.
원심 판단
원심은 B 회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않아 손해배상금이 소득세법 제20조 제1항 제1호의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나아가 특별채용 조항의 법적 성질은 사법상 근로계약이고 배상금도 여기에서 비롯됐으므로, 재산권에 관한 계약 위약을 원인으로 받는 배상금이 아니어서 기타소득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쟁점은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0호 나목과 소득세법 시행령 제41조 제8항이 정한 기타소득 요건을 충족하는지였다. 해당 조항은 재산권에 관한 계약의 위약으로 받는 손해배상으로서 본래의 계약 내용이 되는 지급 자체에 대한 손해를 넘는 손해에 관해 배상하는 금전을 기타소득으로 규정한다.
대법원은 먼저 채무불이행으로 발생한 재산의 실제 감소액을 배상받아 순자산이 늘지 않았다면 기타소득으로 볼 수 없지만, 이를 넘어 새로운 수입이나 소득이 생겨 순자산이 증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 기타소득으로 과세할 수 있다는 법리를 전제했다. 생명이나 신체 등 인격적 이익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처럼 금전채권 자체가 과세 대상이 아닐 때만 지연손해금 등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법원은 “이 사건 특별채용 조항은 근로계약의 체결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에 기한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를 지닌 임금청구권 발생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재산권에 관한 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손해배상금은 특별채용 조항이 제대로 이행되었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재산의 증가액을 얻지 못한 일실이익의 배상으로서 피고에게 순자산의 증가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기타소득’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로 사용자가 단체협약상 채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때 기타소득세를 원천징수할 근거가 명확해졌다. 환송심인 서울고등법원은 대법원 법리에 따라 세금 공제액 범위와 청구이의 인용 범위를 다시 심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