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나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매장에서 허락 없이 배경음악을 재생했더라도, 이로 인해 본사 매출이 실제로 늘었다는 구체적 증명이 없다면 본사에 부당이득반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본사가 매장음악서비스 업체와 일괄 계약을 맺었거나 자회사로부터 장래 배당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본사에 실질적 이익이 귀속됐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2026년 10월 27일 음악저작권신탁관리업자인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전자제품 생산·유통 회사인 C 회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등 소송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25다219051).

사실관계

C 회사는 전자제품 매장 운영자들과 전문점거래기본계약을 맺고 상품을 공급해 왔다. 해당 매장은 C 회사의 자회사인 B 회사나 일반 개인사업자들이 운영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매장음악서비스 제공업체인 A 회사에 신탁관리 음악저작물을 온라인상 실시간으로 공중이 동시에 수신하게 할 목적으로 제공하는 웹캐스팅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A 회사는 음원 권리자와 계약해 보유한 음원을 전자제품 매장에 매장음악서비스로 제공하기로 C 회사와 계약했다.

매장 운영자들이 이 계약에 따라 제공받은 음원파일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공연권 이용허락 없이 매장 배경음악으로 재생하자, 협회는 C 회사를 상대로 공연료 상당의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원심 판단

원심은 C 회사의 부당이득반환 의무를 인정했다. C 회사가 매장 음악 공연으로 대리점 유치나 제품 판매 증가에 따른 매출 증대 등 부수적 이익을 얻었다고 봤다.

자회사인 B 회사가 얻은 이익 역시 장래 배당 등을 거쳐 C 회사에 귀속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C 회사가 공연권 침해행위의 방조자로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는 점도 부당이득반환 의무를 인정하는 근거로 삼았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하였음을 이유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에서 이득이라 함은 실질적인 이익을 말한다”며 “이득자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귀속된 바 없다면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전자제품 매장의 공연 주체는 매장 운영자들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C 회사가 공연 자체로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리점 유치와 매출 증대는 여러 요소가 결합해 나타나는 영업상 효과다. 매장 공연으로 대리점 수나 매출이 실제로 늘어 그 이익이 C 회사에 귀속됐다고 보려면 구체적인 주장과 증명이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증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회사 이익의 귀속 가능성도 배척했다. 대법원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자회사 B 회사의 이익이 장래 배당 등으로 귀속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C 회사에 실질적인 이익이 귀속됐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C 회사가 공연권 침해행위의 방조자로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해 달리 볼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같은 날 가맹점 매장에서 이루어진 음악 공연이 문제 된 사건에서도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25다214547). 공연 주체는 가맹점사업자이므로 가맹본부에 가맹점 수나 가맹수수료 수입이 실제로 증가했다는 구체적 증명이 없는 한 부당이득반환 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에 따라 서울고등법원 환송심은 C 회사가 매장 운영자로부터 매장음악서비스 제공의 반대급부로 얻은 경제적 이익이 있는지, 매장 공연으로 대리점 수나 제품 판매가 실제로 증가했는지 등을 추가로 심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