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가 두 달 치 월세를 밀린 채 연락을 끊고 집 안에서만 지내더라도 집주인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찰관을 대동하더라도 민사 분쟁에 개입해 강제 개방을 허가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내용증명 해지 통지와 명도소송을 거쳐 법원 집행관이 점유를 회수하도록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 지식iN 법률 상담에는 두 달 치 월세를 연체한 임차인이 연락을 피하는 상황에서 경찰과 함께 문을 강제로 열 수 있는지 묻는 한 임대인의 질문이 올라왔다. 전기 사용량으로 미루어 집 안에 거주하는 정황이 확인된 상태였다. 이에 법무법인 근본 우주경 대표변호사는 임대인이 직접 실력을 행사해 집을 되찾는 이른바 자력구제는 법적으로 금지된다고 답했다.

임차인이 월세를 연체 중이더라도 여전히 그 집을 점유·거주하는 이상, 임대인이 임의로 문을 열거나 부수고 들어가면 형법 제319조 제1항의 주거침입죄(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가 성립할 수 있다. 잠금장치를 파손하거나 내부 짐을 임의로 치우면 재물손괴죄까지 더해질 위험이 있다. 대법원 역시 임대차계약이 끝나 임차인이 불법점유 상태가 되었더라도 권리자가 법정 절차 없이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는 주거침입죄를 구성한다고 일관되게 판결해 왔다(82도1363).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24 사법연감을 보면 2023년 전국 법원에 접수된 민사 1심 본안사건 가운데 건물인도·철거 소송은 3만5,593건이었다. 소액 사건을 제외한 전체 민사 1심의 약 12.6%를 차지해 분쟁 유형 중 가장 많았다. 로톡뉴스에 따르면 소송과 집행에 수개월이 걸리고 비용이 발생하다 보니 일부 임대인이 열쇠를 바꾸거나 가재도구를 빼내는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우 변호사는 "무단으로 문을 여는 순간 피해자였던 질문자님이 형사 피의자로 뒤바뀔 수 있으니, 지금은 해지 통지(내용증명 발송과 도달 확인)부터 서둘러 진행하시길 권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집주인이 형사 위험 없이 집을 돌려받으려면 가장 먼저 계약 해지 통지부터 해야 한다. 민법 제640조는 건물 임대차에서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할 때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이 상가 연체 해지 기준을 3기로 둔 것과 달리 주택은 두 달 치다. 대법원 판례상 2기 연체는 연속 2개월뿐 아니라 밀린 월세의 누적 합산액이 2개월분에 달한 상태를 뜻한다.

두 달 치 월세가 밀렸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이 자동 종료되지는 않는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임대인이 해지 의사를 밝힌 통지가 임차인에게 실제로 도달해야 효력이 생긴다. 통상 임차인이 거주하는 집 주소로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는데, 발송 사실만 증명할 뿐 도달까지 보장하지는 않으므로 배달 결과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임차인이 수령을 회피해 우편이 닿지 않으면 이후 인도소송 과정에서 소장 송달 등 법이 정한 송달 방법으로 해지 의사를 전달한다.

적법하게 계약이 해지된 뒤에도 세입자가 집을 비우지 않으면 민법 제213조의 소유물반환청구권을 근거로 건물인도(명도) 청구 소송을 내야 한다.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임차인에게 점유할 권리가 있어 반환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므로 선행 해지 절차가 필수다. 소송을 내면서 밀린 월세와 퇴거 시까지의 사용료를 함께 청구할 수 있다. 소송 중 임차인이 제3자에게 점유를 넘겨 판결 후 집행이 불가능해지는 일을 막으려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함께 신청하는 것이 안전하다.

명도소송에서 승소해 집행권원을 확보했더라도 세입자가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마지막 단계까지 법원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민사집행법 제258조에 따라 임대인이 직접 들어가는 대신 법원 집행관이 강제집행으로 임차인의 점유를 풀고 임대인에게 부동산을 인도한다. 집 안에 남아 있는 임차인의 물건 역시 집행관이 절차에 따라 반출·보관하므로 임대인이 임의로 처분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