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나 임대차 계약을 앞둔 수요자가 중개사무소 간판이나 명함에 적힌 직함만 믿고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가 보증금을 날리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개업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무자격자나 중개보조원이 주도한 계약에 휘말리면 사고가 나도 법적 보상이나 공제금 혜택을 온전히 받지 못할 위험이 크다.
수도권 빌라와 오피스텔 밀집지 등에서는 무자격자나 중개보조원이 실장·부장·이사 같은 직함을 쓰며 매물 안내와 권리분석을 도맡고, 공인중개사는 서명날인만 해주는 명의대여 행위가 적발돼 왔다.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전세사기 의심 공인중개사 특별점검에서도 무자격 중개와 등록증 대여 등 수백 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돼 수사 의뢰와 행정처분으로 이어졌다.
온라인 사전 검증 수칙
안전한 거래를 하려면 계약 전 온라인 공공 서비스를 이용해 해당 중개사무소가 관할 관청에 정식 개설 등록된 곳인지 확인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하는 안심전세 앱에서는 사무소의 정상 영업 여부와 행정처분 이력, 대표 공인중개사 성명, 등록된 중개보조원 명단을 한눈에 조회할 수 있다.
포털 검색으로 접속할 수 있는 국토교통부 브이월드(V-World)와 국가공간정보포털(K-Geo플랫폼), 각 지방자치단체 부동산정보광장에서도 상호와 대표자 성명, 등록번호를 입력하면 등록 상태를 실시간 대조할 수 있다. 관할 시·군·구청 부동산중개업 담당 부서에 유선으로 등록 여부와 영업 상태를 직접 문의하는 방법도 유효하다.
현장 신분 대조와 보조원 한계
현장 방문 시에는 사무실 벽면에 게시된 중개사무소 등록증 원본과 공인중개사 자격증 원본, 공제증서를 눈으로 직접 대조해야 한다. 상담을 주도하는 사람의 신분증을 확인해 등록증에 기재된 대표자 본인이 맞는지 따져보는 절차가 필수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단순 서무와 현장 안내만 맡아야 하는 중개보조원은 의뢰인에게 자신이 중개보조원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하는 고지 의무가 있다. 보조원은 매물의 권리분석이나 계약서 작성 권한이 없으므로 최종 권리 설명과 계약서 날인은 반드시 대표 공인중개사와 대면해 진행해야 한다.
주의할 법적 쟁점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자가 등록 없이 부동산중개업을 하면서 맺은 수수료 지급 약정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전부 무효다(2008다75119). 법원은 자격증 명의만 빌려 서류를 작성한 행위 역시 공인중개사법상 등록증 대여로 보아 형사처벌과 등록 취소 사유로 판단한다.
중개보조원의 고의 불법행위로 손해가 발생하면 고용한 공인중개사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연대 배상 책임을 진다. 다만 대법원은 중개의뢰인이 공인중개사 본인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계약을 진행한 사정이 인정되면 과실상계를 적용해 배상액을 줄일 수 있다고 판결했다(2011다21143). 계약 전 상대방 신분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