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금을 전액 지원하고 10~20배 레버리지 거래를 보장한다며 유인하는 불법 해외선물 사이트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자들은 돈을 돌려받기 위해 형사 고소와 변호사 선임을 고민하지만, 운영 주체 특정과 자금 흐름 추적이 쉽지 않아 법적 조력의 실익과 한계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사기 조직은 제도권 증권사의 높은 증거금 문턱을 넘기 어려운 소액 투자자를 노린다. 실제 국제 선물시장과 연동되지 않는 가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배포해 전산 조작으로 수익이 난 것처럼 꾸미고, 출금을 요구하면 세금이나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유도한 뒤 대화방을 차단하고 잠적하는 수법이다.
수사기관의 단속 규모도 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2026년 3월 23일부터 8월 31일까지 민생침해 금융범죄 및 사이버사기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불법 해외선물 사이트 개설 및 무인가 투자자문업 영위 등 자본시장법 위반 사범만 83건, 215명이 검거됐다. 경찰청은 전담 인력 78명을 증원한 악성사기 추적팀을 운영해 같은 기간 수사중지 상태였던 사기 사건 4,204건을 추적하고 2,318명을 붙잡기도 했다.
법원은 가담자들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인가 없이 금융투자업을 영위하거나 무허가 거래시장을 개설하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1조 등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람을 기망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편취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실제로 의정부지방법원은 2023년 10월 18일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가상 해외선물 HTS를 이용해 80여 명에게서 투자금을 편취한 사건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계좌 관리 및 회원 응대를 맡은 조직원들에게 135억~194억 원 상당의 편취액 책임을 물어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방법원도 사설 HTS 거래소를 홍보하고 추천인 코드로 회원을 모집해 손실금의 35%를 수수료로 챙긴 피고인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및 도박공간개설 혐의를 적용해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4,700여만 원을 선고했다.
법조계에서는 사안의 성격과 본인의 관여 범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대표변호사는 언론보도에서 "사설 HTS 선물거래 사이트는 자본시장법 위반이 기본 성립하지만, 실거래가 체결되는 것처럼 회원을 속이거나 허위 리딩으로 손실을 유도하고 출금을 거부·강퇴한 경우에는 도박공간개설을 넘어 처벌 수위가 훨씬 무거운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화온 오정환 대표변호사는 공식 칼럼에서 "해외선물 사건은 권유받아 돈만 넣은 급여자(피해자)인지, 수익 출금을 공유한 참여자인지, 지인을 데려온 소개자인지에 따라 법적 지위가 완전히 갈린다"며 고소 전 본인의 위치와 법적 리스크를 먼저 판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하면 입금 계좌와 대화 원본, 가짜 HTS 화면 등 핵심 증거를 선별하고, 단순 사기 외에 자본시장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조항을 병합해 고소장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범죄 조직이 대포통장과 익명 메신저, 해외 거점 총책 등 점조직으로 움직인다. 이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하더라도 해외 총책이 잡히지 않거나 자금 세탁이 끝난 경우 피해금 전액의 즉각 회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해서는 형사 고소와 민사·환부 절차를 단계별로 밟아야 한다. 우선 피해금이 입금된 대포통장 계좌나 운영 가담자 명의 재산에 민사 가압류를 신청해 자금 은닉을 막아야 한다. 가해자가 기소되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에 따라 1심 또는 2심 변론 종결 전까지 별도 민사소송 없이 법원에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아울러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6조는 범죄단체를 조직한 사기 등 피해 회복이 심히 곤란한 재산범죄의 경우 검사가 범죄피해재산을 몰수·추징해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실제로 의정부지방검찰청은 2026년 7월 무허가 선물거래소와 가상 HTS로 약 272억 원을 편취한 조직의 재산을 추적해 45억 원을 확보하고, 피해자 94명에게 피해액 비율에 맞춰 환부 집행했다.
대응 과정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리한 계좌 지급정지 시도다. 투자사기 피해자가 계좌를 빨리 묶으려고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다며 거짓 신고하는 사례가 있다. 그러나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6조는 거짓으로 지급정지를 신청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투자사기 피해자가 빠른 지급정지를 목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라고 허위 신고했다가 법원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어 적법한 절차를 지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