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뒤 은행 콜센터나 112로 사기 계좌를 긴급 지급정지했더라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신청일로부터 3영업일 안에 경찰이 발급한 사건사고사실확인서 등 공식 증빙을 금융회사에 내지 않으면 계좌 동결이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시행령 제3조는 구술이나 전화로 지급정지를 신청한 피해자가 신청일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피해구제신청서와 신분증 사본, 수사기관의 피해신고확인서(사건사고사실확인서 등)를 서면 제출하도록 규정한다. 금융회사가 통지한 추가 기한 14일 안에도 서류를 내지 않으면 지급정지 신청은 취소된 것으로 처리돼 계좌 지급정지가 종료된다.
사건사고사실확인서는 관할 경찰서에 피해를 신고해 사건번호가 나오고 담당 수사관이 배정된 뒤 민원실이나 온라인(경찰민원24·정부24)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송명호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 네이버 지식iN 답변에서 "사건번호가 부여되고 담당 수사관이 배정되었다면 경찰서 민원실에서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단계"라며 "경찰서에 따라 수사관 확인을 거친 뒤 발급하기도 하므로 방문 전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서 방문 전에는 신분증과 안내 문자 속 사건번호는 물론 통장 거래내역서, 상대방과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 캡처 등 입증 자료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접수 내용과 피해 진술이 일치하지 않거나 증빙이 부족하면 수사관의 추가 사실 확인으로 확인서 발급이 늦어져 금융사 제출 시한을 넘길 위험이 커진다. 피해금을 보낸 계좌가 여러 곳이라면 각 은행에 확인서를 누락 없이 제출해야 지급정지가 유지된다.
확인서를 제출해 계좌가 묶이더라도 피해금 전액 환급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금융감독원이 2개월간 채권소멸절차 공고를 거쳐 환급을 결정하지만, 금융감독원 통계 기준 최근 10년간 보이스피싱 피해 환급률은 약 28%에 머물렀다. 사기범 일당이 돈을 인출해 계좌 잔액이 남지 않은 경우가 많은 탓이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환급 절차는 계좌 잔액 범위 안에서만 이뤄지므로, 잔액이 부족하면 사기이용계좌 명의인을 상대로 민사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나 가압류를 검토해야 한다. 사기 피의자가 형사 재판에 넘겨진다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에 따라 1심이나 2심 변론 종결 전까지 배상명령을 신청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얻는 방법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