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중고거래에서 대금을 먼저 보낸 뒤 판매자가 잠적했을 때 대화 내역이나 원문 게시글을 실수로 지웠더라도 형사고소와 경찰 수사가 가능하다. 핵심은 상대방의 기망 의사와 금전 편취 사실을 입증할 금융 자료와 플랫폼 식별 정보를 빠르게 채증하는 일이다.
비대면 직거래가 일상화되면서 물품을 구한다는 글에 접근해 돈만 가로채고 연락을 끊는 이른바 먹튀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 거래 피해자 중에는 메신저 보관 설정 미비나 실수로 초기 거래 대화와 판매글을 잃어버려 증거 부족을 이유로 고소를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중고거래 사기죄의 핵심 요건은 판매자가 거래 초기부터 물품을 넘겨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피해자를 속여 돈을 받았는지 여부다.
한병철 변호사는 "채팅 내역과 구함글이 삭제되었다고 해서 사기 고소가 불가능하거나 결정적으로 불리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계좌명의자 확인, 동일 계좌의 다른 피해 신고 여부, 카페 가입정보와 접속기록 등은 수사기관이 적법한 절차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화 원문이 일부 누락되었더라도 금융 계좌 흐름과 전후 정황으로 범의가 입증되면 사기죄는 성립한다. 피해자가 직접 상대방의 실명이나 주민등록번호를 파악하지 못했더라도 수사기관은 금융영장과 플랫폼 접속 기록 조회를 거쳐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다.
[대화방 날아갔을 때 필수 확보 자료]
대화 내역을 분실한 피해자가 즉시 확보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서류는 금융기관의 이체확인증이다. 은행 창구나 모바일 뱅킹 앱에서 발급받는 이체확인증에는 송금 일시, 금액, 수취인 성명, 수취 계좌번호가 공식적으로 기록되어 있어 피해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한다.
플랫폼 내 상대방의 흔적도 즉각 갈무리해야 한다. 판매자의 카페 닉네임, 프로필 주소나 고유번호, 게시글 조회 흔적, 읽지 않은 상태의 메신저 화면 등을 화면 캡처 형태로 보존해야 한다.
고소장을 작성할 때는 증거 소실 사실을 숨기지 말고 구함글 게시 시점부터 상대방의 접근 경위, 약속된 물품 내역, 송금 시점, 잠적에 이른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명확히 기재하면 된다.
피해자는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에 신분증 사본과 이체확인증, 메신저 캡처 화면을 첨부해 사전 접수한 뒤 관할 경찰서를 방문해 정식 고소나 진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동일 피의자나 계좌로 접수된 다른 관할 사건이 있으면 사건이 병합되어 증거가 상호 보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