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나 경매로 소유자가 바뀐 다세대·공동주택에서 위층 배관 노후로 누수가 발생했을 때, 새로 낙찰받은 윗집 집주인이 아랫집 수리비와 배관 공사 책임을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법적 기준이 확인됐다. 전 소유자가 살던 시절부터 진행된 노후화라도 현 소유자가 공작물 보존상 하자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임차인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직접 낙찰받고 위층 세대 역시 경매로 제3자에게 매각된 다세대주택 등에서 배관 누수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윗집을 낙찰받은 새 소유자는 자신이 거주하기 전부터 시작된 배관 노후나 전 소유자의 방치를 이유로 수리 책임을 거부하거나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민법은 공작물의 하자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소유자에게 최종 책임을 지운다. 민법 제758조 제1항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 하자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했을 때 점유자가 1차 책임을 지고, 점유자가 손해 방지 주의를 다했거나 무과실인 경우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한다. 위층 전유부분 바닥 콘크리트 슬래브에 매립된 배관 설비의 파손과 노후화는 공작물 보존상 하자에 해당해 소유자에게 무과실 책임이 발생한다.

실제 법원 판례에서도 위층 화장실 바닥 배관 노후화로 아래층에 누수가 발생한 사건에서, 위층 소유자에게 천장 수리비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과 함께 배관 교체 방식의 누수방지공사 이행 의무를 명했다. 판결 확정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공사를 이행하지 않으면 간접강제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경매 낙찰자는 매매와 달리 전 소유자에게 하자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민법 제580조 제2항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규정이 경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경매 물건의 누수나 균열 같은 물리적 하자는 낙찰자가 법원이나 전 채무자에게 하자보수 비용을 청구할 수 없어 낙찰자가 모든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아랫집 피해자는 누수 발생 즉시 사진과 동영상으로 피해 부위를 기록하고 전문 업체의 누수 탐지 견적서를 확보해야 한다. 누수 원인이 윗집 전유부분으로 밝혀졌는데도 윗집 낙찰자가 수리를 거부하면, 민법 제758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민법 제214조의 소유물방해제거청구권을 근거로 누수 방지 공사 이행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부동산 경매 입찰자는 낙찰 후 발생하는 세대 내 배관 하자 보수와 아랫집 손해배상 의무를 온전히 떠안게 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소유권 이전 직후 전문 업체를 통해 배관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방수 공사를 선제적으로 진행해야 법적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