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돈과 밀린 이자를 모두 갚았는데도 은행 통장 거래가 막혀 낭패를 겪는 채무자가 적지 않다. 채무를 전액 변제하더라도 법원이 내린 강제집행 처분은 자동으로 해제되지 않는다. 법원은 채무 변제 사실을 직권으로 파악할 수 없으므로 당사자가 입증 서류를 갖춰 집행취소를 신청해야만 압류가 풀린다.

통장 압류를 푸는 가장 빠른 길은 돈을 받은 채권자가 법원에 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취하 및 집행해제신청서를 접수하는 것이다. 채권자가 신청서를 내면 통상 1~2주 안에 취소 결정문이 은행 등 제3채무자에게 전달된다. 은행 전산에 반영되어 실제 거래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영업일 기준 3~7일이 더 걸린다.

문제는 채권자가 돈을 받고도 연락을 끊거나 압류 해제 신청을 미루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때다. 집행법원 사법보좌관은 실체적 변제 여부를 직권 조사할 권한이 없어 단순 계좌이체 내역만으로는 압류를 취소하지 않는다. 채권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채무자가 직접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채무자가 직접 압류를 해제하려면 민사집행법 제49조에 규정된 집행취소 서류를 확보해야 한다. 채권자가 변제 자체를 부인하거나 추가 이자를 요구하며 버틴다면 민사집행법 제44조에 따라 제1심 판결법원에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 강제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하고 채무 소멸 판결정본과 확정증명원을 받아 집행법원에 제출하면 압류가 강제로 취소된다.

채무 변제 과정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분쟁 원인은 민사집행 비용이다. 민사집행법 제53조에 따라 채권자가 압류를 신청하며 지출한 인지대와 송달료 등 집행비용은 법적으로 채무자가 부담한다. 원금과 이자만 갚고 집행비용 수만 원을 정산하지 않으면 법적 완납으로 인정되지 않아 채권자가 해제를 거부할 수 있다.

분쟁을 막으려면 채무를 송금할 때 채권자로부터 원금과 이자는 물론 집행비용 일체를 완납했다는 내용이 명시된 채무완제확인서나 변제 영수증을 서면으로 받아둬야 한다. 채권자가 행방불명되어 변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법원에 채무 전액을 변제공탁한 뒤 공탁서를 첨부해 집행취소를 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