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이틀 만에 구두로 해고 통보를 받았는데, 사업주가 고용보험 상실사유를 '개인 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코드 11)'로 허위 신고해 실업급여(구직급여)를 신청하지 못하게 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직전 직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해 피보험 기간을 충족했더라도 최종 직장의 이직 사유가 자발적 퇴사로 처리되면 수급 자격이 원천 차단된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법 제40조와 제58조에 따라 이직일 이전 18개월간 피보험 단위기간이 통산 180일 이상이어야 하고 비자발적으로 이직해야 받을 수 있다. 이전 직장에서 자진퇴사했더라도 다음 사업장에서 권고사직이나 해고 등 비자발적으로 퇴사하면 종전 가입 기간을 합산해 실업급여를 받는다. 그러나 사업장이 정부 지원금 중단이나 인사 분쟁을 피하기 위해 상실사유를 자진퇴사로 거짓 기재하면 전산상 수급 요건에서 제외된다.

사직서 없어도 자동 정정 안 돼…입증자료 갖춰 확인청구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고용센터가 상실사유를 곧바로 비자발적 이직으로 바꿔 주지는 않는다. 사업주가 이직사유 정정을 거부하면 근로자는 고용보험법 제17조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에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를 내야 한다. 근로자가 증빙자료를 첨부해 청구서를 제출하면 공단이 사실관계를 조사해 상실사유를 직권으로 정정한다.

핵심은 회사의 일방적인 근무 중단 통보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다. 법무법인 홍림의 임효승 변호사는 "출근하지 말라고 통보한 문자메시지나 통화 녹음, 근로계약서, 출퇴근 및 급여 입금 내역, 노동청 진정 서류 등을 확보해 이직사유 정정을 요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유진 공인노무사는 "구두 통보만 있고 증거가 없으면 공단 조사에서 청구가 불허될 수 있으므로 정황 증빙 확보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단기 최저임금 미달은 체불 예외 불가…12개월 기한 주의

이틀간 지급받은 임금이 최저임금에 못 미쳤다는 사정만으로는 자진퇴사의 정당한 예외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다.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1조 제2항에 따르면 최저임금 미달이나 임금체불로 자진퇴사해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이직일 전 1년 이내에 2개월 이상 해당 사유가 발생해야 한다. 수습 기간 발생한 임금 차액을 노동청에서 합의해 취하했다면 임금체불 확인서 발급도 불가능하므로, 회사의 일방적 퇴직 통보 자체를 입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구직급여는 퇴직일 다음 날부터 12개월이 지나면 남은 급여가 소멸하므로 상실사유 정정 절차를 밟는 동시에 관할 고용센터에 신속히 수급자격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사업주가 상실신고나 이직확인서를 허위로 작성·신고할 경우 고용보험법 제118조에 따라 피보험자 1인당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고 고용안정지원금 환수 등의 제재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