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신청서를 낸 지 한 달 만에 회사로부터 '업무 능력 부족'을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면 부당해고로 다툴 수 있고 사업주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회사가 겉으로 근무 성적을 내세웠더라도 실제 해고 이유가 산재 신청에 따른 보복이라면 법이 금지한 불이익 처우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직원 15명 규모 물류회사에서 2년째 일한 근로자 A 씨는 상자를 옮기다 손목을 다쳐 통원 치료를 받으며 회사에 산재 신청 의사를 밝혔다. 사업주는 못마땅한 기색을 보였고, A 씨가 산재 신청서를 제출한 지 약 한 달 뒤 업무 능력이 부족하다며 해고를 통보했다. 그동안 업무로 지적받은 적이 없던 A 씨는 네이버 지식iN과 로시컴 법률상담에 대응 방법을 물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1조의2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보험급여 신청을 이유로 해고하거나 불이익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정한다. 이를 어긴 사업주는 같은 법 제127조 제3항 제3호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종전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이 업무상 부상 요양을 위해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만 해고를 제한해 A 씨처럼 휴업 없이 통원 치료를 받으며 출근하는 근로자는 보호 공백이 있었다. 그러나 2016년 12월 27일 산재보험법 제111조의2가 신설되면서 신청 자체를 이유로 한 해고가 전면 금지됐다.

상시 근로자 5명 이상인 사업장이라면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부당해고 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며, 제28조는 부당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한다. 산재 신청과 해고 사이의 짧은 간격, 신청 전후 회사의 태도 변화, 업무 능력 부족을 뒷받침할 객관적 기록 유무가 부당해고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된다.

대법원 판례도 근무능력 부족을 이유로 한 해고 요건을 엄격하게 본다. 대법원은 2021년 2월 25일 선고한 판결에서 업무 능력 부족 해고가 정당하려면 평가가 공정·객관적이어야 하고,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넘어 상당 기간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 미치지 못해야 하며, 교육이나 전환배치 등 개선 기회를 줬음에도 개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여야 한다고 판시했다(2018다253680). 대법원은 2021년 4월 29일 노동력을 일부 상실한 상태에서 요양과 근로를 병행하는 '부분휴업' 역시 객관적 필요성이 인정되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의 해고 제한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2018두43958).

해고 절차에 하자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사용자는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만 해고 효력이 생긴다. 같은 법 제26조는 최소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하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며, 계속 근로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가 아니라면 이 규정이 적용된다.

해고 통보를 받은 근로자는 3개월 기한 내에 관할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내고, 해고 통보서나 문자, 산재 신청 내역, 신청 당시 대화 기록, 평소 업무 평가와 동료 진술 등을 확보해 둬야 한다. 노동위원회 구제신청과 별개로 산재보험법 제111조의2 위반 행위는 관할 경찰서나 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다. 아울러 산재보험법 제88조 제1항은 퇴직하더라도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가 소멸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해고와 무관하게 산재 보험급여 청구는 계속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