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 절차를 밟으며 빚을 갚아나가는 채무자도 보험설계사로 취업해 경제적 재기를 도모할 수 있다. 다만 입사 과정에서 요구받는 이행보증보험을 발급받으려다 신용정보 등록 탓에 1차 심사에서 거절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단계별 대응이 필요하다.

보험업법 제84조 제2항은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않은 사람을 등록 결격사유로 규정할 뿐 개인회생 채무자는 제한하지 않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2조의2 역시 회생이나 개인회생 절차를 이유로 취업을 제한하거나 불이익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법률상으로는 자격 등록과 위수탁 계약에 걸림돌이 없는 셈이다.

실제 입사 현장에서는 다른 장벽이 나타난다. 보험사는 고객 보험료 관리와 조기 해약에 따른 수수료 환수금 담보를 위해 신용보증기금이나 SGI서울보증 등이 발행하는 이행보증보험 증권을 필수 서류로 요구한다. 그러나 회생 개시나 인가결정이 내려지면 한국신용정보원에 공공정보가 등록돼 보증기관 전산 심사에서 증권 발급이 자동 거절되기 일쑤다.

특별승인과 한도 조정으로 활로 찾아야

전산 거절을 통보받더라도 대면 심사를 거치면 보증보험을 발급받을 길이 있다. 개인회생 인가 후 변제금을 연체 없이 성실하게 납부해 온 채무자라면 법원에서 변제수행납입증명서와 변제계획인가결정문, 소득증빙 서류를 발급받아 보증기관 지점에 제출하고 특별승인 심사를 요청하면 된다. 성실 상환 이력이 확인되면 심사 기준을 완화해 제한된 한도 내에서 증권을 발급해 준다.

실제 총 채무 6,000만 원 상태에서 개인회생 인가를 받아 변제금을 성실히 내던 A 씨의 경우, 1,000만 원 한도의 보증보험 발급이 거절되자 법원 서류를 갖춰 특별승인을 신청했다. A 씨는 보증기관 심사를 거쳐 보증 한도를 500만 원으로 낮추고, 나머지 부족분은 보험사와 협의해 매월 수수료에서 일정액을 떼는 사내 대체 제도를 활용해 무사히 입사를 마쳤다.

보증기관의 신용 발급이 끝내 어려울 때는 질권 설정이 가능한 현금 담보를 예치하거나 신용도가 양호한 제3자를 보증인으로 입보하는 방식을 쓸 수 있다. 상당수 보험사와 법인보험대리점이 보증보험 발급이 어려운 입사자를 위해 매달 지급하는 수수료에서 일정 비율을 적립하는 사내 이행보증금 공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사전 협의가 필수적이다.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백주선 변호사는 “위기에 몰린 채무자가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회생·파산 제도의 취지인데, 취업 및 경제활동의 불이익이 커 자립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회생법원도 도산절차자문위원회를 거쳐 파산·회생 채무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넓히기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관계 부처에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