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차인이 영업 부진을 이유로 월세를 보증금에서 차감해 달라고 요구하며 관리비 납부를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보증금이 전액 소진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미납된 관리비나 임대료를 떼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조계에 따르면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가 끝나고 상가를 넘겨줄 때까지 발생하는 차임과 관리비 등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한다. 대법원은 계약상 관리비 납부 약정이 있다면 연체된 관리비도 보증금 반환 시 당연히 공제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2011다54297 판결).
임차인이 보증금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차임 지급을 일방적으로 거절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의 존재를 들어 차임 지급을 거절하거나 채무불이행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94다4417 판결). 보증금에서 밀린 월세를 충당할지는 임대인의 선택일 뿐 임차인의 권리가 아니다.
임차인의 연체 총액이 3개월분 차임에 달하면 임대인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에 따라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 연속으로 3개월을 연체하지 않았더라도 누적 연체액이 3기분에 도달하면 해지 요건을 충족한다. 계약이 해지되면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이나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를 주장하기 어렵다.
보증금이 모두 소진된 뒤 남은 미납 관리비는 임차인을 상대로 독립된 채권으로 청구할 수 있다. 보증금이 바닥났다고 해서 미납 채무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청구 금액이 3,000만 원 이하인 경우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라 소액 민사소송이나 지급명령을 신청해 비교적 간이하게 집행권원을 확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증금이 소진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연체 내역을 입증할 장부와 계약서를 정리해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차인이 차임 지급을 미루며 보증금 공제를 요구할 때 즉시 내용증명으로 연체 사실과 계약 해지 가능성을 통지해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