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개발 과정에서 구체적인 형태 착상을 제시하고 시안 검토와 수정을 지도하는 등 실질적으로 기여한 참여자가 있다면 디자인 공동창작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협력업체가 이러한 공동창작자의 동의나 권리 승계 없이 단독으로 출원해 등록을 마쳤다면 무효라는 취지다.

대법원은 휴대폰 보호필름 부착장치용 가압 롤러 디자인의 등록무효 소송 상고심에서 피고들의 상고를 기각하고 등록무효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2024후11606).

사실관계

휴대폰 제조회사인 원고 보조참가인은 2018년 종전 서비스센터에서 쓰이던 보호필름 부착장치를 양산용 부착장치로 개선하기로 했다. 소속 직원 A 씨는 개선 작업을 전담하며 협력업체인 피고 측에 종전 장치의 안착지그와 롤러 도면을 전달했다.

협력업체는 2018년 4월부터 개선 작업에 참여해 해당 등록디자인이 적용된 부착장치를 개발했다. A 씨는 몸체부 측면 일부가 내부로 함몰된 형태 등 전체 미감에 영향을 주는 형태들을 구체적으로 착상해 도면으로 제시했고, 시제품 검증과 여러 차례 수정·보완 요청을 거쳤다. 그러나 협력업체는 A 씨나 권리 공유자의 지분 승계나 동의 없이 단독으로 디자인등록을 출원해 마쳤다. 원고들은 구 디자인보호법상 공동출원 규정을 위반했다며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다.

특허법원 판단

특허심판원은 원고들의 무효심판 청구를 기각했으나, 2심을 맡은 특허법원은 이를 뒤집고 심결을 취소했다(2023허12268).

특허법원은 A 씨가 가압 롤러의 형태 형성에 실질적인 창작 행위를 해 공동창작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동창작자의 권리 승계 없이 단독 출원된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구 디자인보호법 제39조의 공동출원 규정을 위반해 무효라고 봤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수긍했다.

재판부는 "구 디자인보호법 제3조 제2항의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디자인을 창작한 경우'에 해당하려면 2명 이상이 시각을 통한 미감을 일으키는 디자인 창작을 위해 실질적으로 상호 협력한 관계여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공동창작자의 구체적 기준에 대해 "단순히 기본적 과제와 아이디어만 제공하거나, 디자이너를 일반적으로 관리하거나, 지시에 따라 보조·후원·위탁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시각을 통해 미감을 일으키기 위한 구체적인 착상을 새롭게 제시·부가·보완하거나, 스케치·모형 제작·시안 검토 등으로 새 착상을 구체화하거나, 미감에 영향을 주는 구체적 형태의 제공 또는 구체적인 조언·지도로 창작을 가능하게 하는 등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공동창작자"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등록한 가압 롤러 디자인의 창작 과정에서 A 씨가 실질적으로 기여한 공동창작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의 단독 출원은 구 디자인보호법 제39조를 위반한 등록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