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계약이 끝났는데도 세입자가 미납 월세를 내지 않고 보증금 반환만 요구하며 인도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임대인은 정기 월세 지급일과 관계없이 실제 인도일까지 발생한 차임 상당액을 일할 계산해 보증금과 상계한 뒤 남은 금액을 변제공탁할 수 있다.

약정된 월세 납부일 이후 발생한 점유 기간의 대가는 부당이득 반환 채권에 해당해 보증금에서 당연히 뺄 수 있다. 다만 공탁금 계산에 착오가 생기면 일부공탁으로 처리돼 채무소멸 효력을 잃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정산표 작성이 필수다.

실제 인도일까지 일할 계산 합산 가능

임대차계약에서 매월 특정 날짜를 월세 지급일로 정했더라도, 계약 해지 효력이 발생한 뒤의 점유는 계약상 차임이 아니라 실질적인 점유·사용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 의무로 바뀐다. 정기 지급일 이후에 상계통지를 하더라도 상계통지 시점이나 실제 인도 완료일까지의 날짜를 일할 계산해 미납 월세와 합산 처리하는 방식이 유효하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시점 이후의 차임은 약정된 지급일과 관계없이 실제 인도가 이루어질 때까지 일할 계산하여 미납된 월세와 합산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25일 지급일 기준에 얽매일 필요 없이 임차인의 인도 의무 지체 기간까지를 상계 대상 범위에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례도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 존속 중의 차임뿐만 아니라 목적물 명도 완료 시점까지 발생하는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 등 임대인의 일체 채권을 담보한다고 본다(87다카1315). 임대차 종료 후 목적물 반환 시까지 발생한 연체 차임 등은 별도의 상계 의사표시 없이도 보증금에서 당연 공제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2016다211309).

단 1원이라도 부족하면 일부공탁 무효 위험

실무상 주의할 점은 변제공탁의 유효 요건이다. 민법 제487조에 따른 변제공탁은 채무 전액을 공탁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일할 계산상 착오나 수치 오류로 정당하게 지급해야 할 잔여 보증금보다 단 1원이라도 적게 공탁되면 일부공탁으로 인정돼 채무불이행 책임을 벗어나지 못할 위험이 있다.

김상훈 변호사는 "상계의 대상이 되는 채무는 계약 종료에 따른 원상회복 의무와 결부되어 있으므로 점유 사용 기간에 대한 차임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보아 미납액과 합산 처리하는 방식이 안전하다"면서도 "공탁은 채무의 완전한 이행으로 인정받아야 하므로 상계액 산정 과정에서 다툼이 없도록 정확한 기간의 차임 상당액을 정산표로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차인의 인도 거부에 따른 지체 책임을 명확히 하고 공탁 효력을 온전히 인정받으려면, 임대인이 잔여 보증금 제공과 함께 목적물 수령 준비를 마쳤다는 사실과 임차인의 인도 거부 정황을 증거로 남겨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