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급여와 퇴직금을 받지 못해 속을 태우는 근로자 가운데 상당수가 법원에 민사 전자소송을 먼저 내야 국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긴다. 노동청 진정과 법원 소송, 근로복지공단 청구 순서를 혼동해 불필요한 소송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현행 임금채권보장법상 간이대지급금 제도는 법원 판결을 받지 않아도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사실 확인만으로 밀린 돈을 먼저 지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종전에는 소액체당금을 받으려면 노동관서 조사 후 법원에 민사소송이나 지급명령을 제기해 확정판결을 받아내야 했다. 그러나 2021년 10월 14일 법 개정 이후 절차가 크게 간소화됐다.

노동청 확인서와 법원 판결은 별개 트랙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에 따르면 간이대지급금 지급 청구 경로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고용노동부장관이 근로자에게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한 경우(제5호)이고, 둘째는 법원의 확정된 종국판결이나 지급명령, 이행권고결정 등 집행권원이 있는 경우(제4호)다.

두 경로는 순차적으로 거치는 절차가 아니라 독립된 방식이다. 노동청에 체불 진정을 낸 뒤 근로감독관 조사로 확인서를 받았다면, 별도로 민사 전자소송을 제기해 판결문을 받을 필요 없이 곧바로 근로복지공단에 대지급금을 청구하면 된다. 소송을 거칠 때 5~7개월 이상 걸리던 구제 기간도 확인서 제출 시 약 2개월 안팎으로 줄어든다.

지급 한도는 총 1,000만 원…임금·퇴직금 각 700만 원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른 간이대지급금 상한액은 1인당 총 1,000만 원이다. 세부적으로는 최종 3개월분의 체불 임금·휴업수당·출산전후휴가급여에서 최대 700만 원, 최종 3년분의 체불 퇴직금에서 최대 700만 원까지 인정된다. 두 항목을 합산해 최대 1,000만 원 범위에서 지급된다.

근무 기간 1년 6개월 동안 급여와 퇴직금을 합쳐 총 800만 원이 체불된 경우라면 상한액 범위에 들어오므로 전액 구제받을 수 있다. 다만 사업주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 대상으로서 해당 근로자의 퇴직일까지 6개월 이상 사업을 영위했어야 하며, 근로자는 퇴직일 다음 날부터 1년 이내에 노동관서에 진정·고소 등을 제기했어야 한다.

청구 기한 주의…1,000만 원 넘는 초과분만 소송 활용

청구 기한은 신청 경로에 따라 다르다. 노동청에서 대지급금 청구용 확인서를 발급받았다면 발급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해야 한다. 법원 소송을 거쳐 판결문이나 지급명령 정본을 확보한 경우라면 확정일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서를 내야 한다. 공단은 청구서 접수 후 통상 14일 이내에 지급 여부를 결정해 근로자 계좌로 입금한다.

체불 총액이 1,000만 원 이하이고 노동청에서 확인서 발급이 가능하다면 민사 전자소송을 따로 진행할 실익이 적다. 반면 총 체불액이 대지급금 상한을 크게 넘어 국가 대지급금 수령 후에도 남는 금액이 있다면, 사업주 재산 압류 등 강제집행을 위해 법원 민사소송과 판결문 확보를 병행하는 편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