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선거일에 쓰일 투표용지는 관할 구·시·군 선거인수의 최소 80% 이상 의무적으로 인쇄된다. 개표가 모두 끝난 뒤 누락된 투표지가 뒤늦게 발견되더라도 선거일 후 10일까지는 정식으로 추가 개표를 진행해 결과를 바로잡을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관리규칙 일부개정규칙을 2026년 10월 2일 공포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투표용지 수급 불균형에 따른 현장 혼선을 막고, 개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리 공백을 규칙으로 명문화해 선거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투표용지 인쇄 하한선 80%로 법제화

신설된 제71조의2는 선거일 투표소에서 사용하는 투표용지 인쇄매수를 구·시·군위원회가 의결할 때 선거인명부작성기준일 기준 선거인수에서 '직전 임기만료 선거의 사전투표자수'를 뺀 수 이상으로 정하도록 했다. 동시에 이 수량은 선거인수의 100분의 80 이상이어야 한다.

종전에는 중앙선관위 선거편람 등 내부 지침에 따라 통상 선거인수의 70% 안팎을 기준으로 인쇄매수를 정해왔다. 그러나 사전투표율 편차나 특정 투표소 유권자 집중으로 본투표 당일 투표용지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량적 하한선을 규칙에 명시했다. 투표구별 인쇄매수의 단수가 100 미만일 때는 100매로 올림 처리한다.

10% 비상 보관·발급기 추가 인쇄 절차 신설

현장 부족 사태에 대비한 비상 공급 규정도 촘촘해졌다. 개정 규칙 제71조의4에 따라 구·시·군위원회는 전체 인쇄매수의 100분의 10 이내에서 투표용지를 읍·면·동에 미리 보내지 않고 보관할 수 있다. 선거일에 특정 투표소의 용지가 부족해지면 정당추천위원 입회 아래 봉함한 뒤 해당 투표소로 즉시 추가 송부한다.

보관 중인 비축 물량마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면 투표용지 발급기로 추가 인쇄할 수 있는 근거(제71조의5)도 마련됐다. 이 과정 역시 정당추천위원이 입회해야 하며, 사퇴·사망·등록무효 후보자 표기는 앞서 보낸 투표용지와 동일하게 맞추도록 했다. 훼손된 투표용지 교체나 분류기 시험 가동을 위해 일련번호가 없는 '무번호 투표용지'를 작성할 수 있는 근거(제74조의2)도 함께 신설됐다.

미개표 투표지 선거일 후 10일까지 추가 개표

개표 절차가 끝난 뒤 미처 개표하지 못한 투표지가 뒤늦게 발견됐을 때를 대비한 사후 구제 규정도 정비됐다. 제99조의2는 개표 종료 후 미개표 투표지가 나오면 구·시·군위원회가 선거구위원회 및 시·도위원회와 협의해 선거일 후 10일까지 추가 개표를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추가 개표에는 당초 선거 당시 신고된 개표참관인이 참여하며, 참관인이 없거나 한 정당·후보자 측만 있을 때는 선거권자 중 3인 이상 6인 이하를 선정한다. 추가 개표나 선거소송 재검표, 전산 입력 착오 등으로 후보자나 정당의 득표수가 바뀌면 즉시 개표록 등을 정정하고 사유를 적어 상급위원회 보고와 대외 공표를 거쳐야 한다(제106조의2).

투표용지 인쇄를 신속하게 준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의 협조 의무도 강화됐다. 구·시·군의 장은 선거인명부작성기준일 현재의 예상선거인수 요청을 받으면 다음 날까지 관할 선관위에 통보해야 한다(제2조 제4항). 중앙선관위는 이번 개정으로 투표용지 인쇄와 추가 개표에 관한 법적 근거가 완비돼 국민의 참정권 보장이 한층 두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