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현장에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이 빨라지며 범죄 예측과 포렌식 분석 편의는 커졌다. 반면 법정에서 이를 어떻게 증거로 채택하고 통제할 것인지는 새로운 형사사법 쟁점으로 떠올랐다. AI가 보조·분석한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기준을 마련하고 수사기관의 책임성을 사법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계에서 나온다.

경찰대학은 2026년 10월 15일 오후 1시 30분 충남 아산시 경찰대학 세종대왕홀에서 '지능형 치안, 책임 있는 정의(正義): AI 시대 형사사법의 혁신과 통제'를 주제로 제16회 국제학술발표회(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4개국의 형사법 및 치안 실무 전문가들이 참가해 각국의 AI 치안 현황과 법적 쟁점을 논의했다.

AI 포렌식 증거능력과 사법적 통제

학술대회 제2부에서는 AI 기술을 접목한 증거 수집의 법적 한계를 집중 논의했다. 경찰대학 최진혁 교수는 '인공지능(AI) 보조 포렌식 증거의 증거능력 판단과 사법적 통제' 발표에서 형사소송법상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요건과 재판부 통제 기준을 짚었다. AI 알고리즘의 오류 가능성과 편향성을 사법 절차에서 어떻게 검증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제시됐다.

해외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일본 추오대학 Takizawa Makoto 교수는 '일본의 인공지능(AI) 이용과 경찰'을 주제로 현지 수사 실무 현황을 소개했다. 앞서 열린 제1부에서는 미국 세인트피터스대학 박형아 교수가 '인공지능(AI)기본법 시행 이후 한국경찰의 과제'를 발표했고, 중국 인민대학 Shi Yanan 교수는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남용에 대한 형사적 위험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형사사법 체계 전환점 속 경찰의 책임

경찰대학은 2011년 개교 30주년을 맞아 국제학술세미나를 시작한 이래 매년 정기적으로 행사를 열어왔으며, 올해로 16회째를 맞았다. 이번 세미나는 범죄 예측과 수사 지원, 디지털 증거 분석 등 치안 분야 전반에 AI 기술이 적용되는 환경에서 오·남용 방지와 사법적 통제 장치 설계가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김기종 경찰대학장 직무대리는 개회사에서 "2026년은 우리 형사사법 체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며 수사의 주체로서 경찰의 역할과 책임이 한층 커진 해"라며 "인공지능(AI) 기술의 활용과 함께 그 통제를 함께 설계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선 만큼, 지능형 치안이 현장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효율성뿐만 아니라 투명성, 공정성, 책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대학은 앞으로도 급변하는 치안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최신 치안 쟁점에 대한 국제 학술 교류와 협력을 지속하여 형사사법적·기술적 해법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