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9일부터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을 때 재혼가정 여부가 드러나던 행정 관행이 사라진다. 재혼 배우자가 데려온 자녀가 세대주의 친자녀와 같은 순위로 등재되고 서류상 관계 표시도 단순화된다.
행정안전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개정 주민등록법 시행령(대통령령 제36282호)이 2026년 10월 29일부터 본격 시행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8일 공포된 뒤 6개월간 전산 시스템 정비를 거쳐 일선 민원 현장에 적용된다.
재혼가정 차별 막는 등재순위 개편
주요 변화는 세대별 주민등록표의 세대원 등재순위 개편이다. 종전 시행령은 등재순위를 세대주, 배우자, 세대주의 직계존비속, 세대주가 신고한 순서로 규정했다. 이 때문에 재혼 배우자의 자녀는 나이가 더 많더라도 친자녀보다 아래쪽에 적혔다. 학교나 직장, 금융기관에 등본을 낼 때마다 가족 구성 형태와 재혼 사실이 고스란히 노출돼 사생활 침해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개정된 제6조제2항은 등재순위를 '1. 세대주, 2. 세대주 배우자, 3. 세대주 또는 세대주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4. 세대주의 신고 순서'로 바꿨다. 세대주의 직계존비속과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을 동일한 3순위 그룹으로 묶었다. 앞으로는 혈액형이나 친소관계가 아닌 통상적인 연령순 등에 따라 나란히 배열된다.
발급 서식도 손질했다. 통상적인 '일반' 등본을 발급할 때 세대주와 배우자를 제외한 민법상 가족은 구체적인 관계 대신 '세대원'으로 일괄 표기된다. 민법상 가족 범위에 속하지 않는 사람만 '동거인'으로 표시된다. 상속이나 소송 등 구체적 혈통 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신청인이 '상세' 발급을 선택하도록 했다.
외국인 행정편의 확대와 전자 지문 등록 원칙화
다문화가정과 거주 외국인의 행정 불편을 덜어주는 장치도 마련됐다. 제6조의2제6항 개정으로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오른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의 기록사항 정정·변경 신청을 본인뿐 아니라 세대주와 세대원도 대신할 수 있다.
외국인의 성명 표기 방식도 통일된다. 제9조제1항 개정에 따라 주민등록표에 로마자 성명과 가족관계등록부상 한글 성명이 함께 적힌다. 기존에는 주민등록표에 영문만, 가족관계등록부에는 한글만 표기돼 두 문서 간 동일인 확인이 어려웠다. 관공서나 은행에서 겪던 혼선이 줄어들 전망이다.
만 17세가 되어 주민등록증을 새로 발급받을 때 잉크를 묻혀 종이 서식에 지문을 찍던 방식도 바뀐다. 제36조제3항은 원칙적으로 주민등록정보시스템 스캐너를 이용해 지문을 전자적으로 채취·등록하도록 규정했다. 시스템 오류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만 종이 신청서 날인을 허용한다. 제출 사진으로 본인 확인이 어려울 때 공무원이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제4항)도 신설됐다.
실무 체크포인트
법률 사무나 금융 거래 실무에서는 서류 징구 기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채권 추심, 상속 분쟁, 가사 소송 등에서 친족 관계를 명확히 입증해야 할 때 채무자나 당사자가 '일반' 주민등록표 등본을 제출하면 구체적인 혈족 관계가 드러나지 않는다. 실무 법조인과 기업 법무팀은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로 '상세 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를 특정해 요구해야 번거로운 보정을 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