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발굴 조사기관 종사자가 현장에서 출토된 유물을 빼돌리면 최대 1.5배 무거운 형벌을 받는다. 공사 현장 등에서 발견된 뒤 신고하지 않고 은닉한 문화유산인 정황을 알면서도 이를 사들이거나 보관한 사람 역시 징역형에 처한다.
국가유산청 소관 개정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법률 제21589호)이 오는 10월 29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개정법은 전문 조사기관 종사자의 도굴 범죄 가중처벌 규정과 미신고 은닉 유물 불법 유통·보관 처벌 조항을 신설하고,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신고포상금 제도를 담았다.
종전에는 발굴 현장을 직접 통제하고 조사하는 전문기관 종사자가 내부에서 유물을 가로채더라도 일반 도굴범과 같은 법정형으로 처벌받았다. 개정법은 제32조제2항을 신설해 조사기관 종사자가 도굴 등의 죄(제31조)를 범한 경우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명시했다. 이에 따라 지정문화유산 구역 내 무허가 발굴 행위(5년 이상 15년 이하 유기징역)에 가담한 종사자는 최대 징역 22년 6개월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유통 시장의 처벌 공백도 메웠다. 종전 법률은 허가 없이 불법 발굴된 '도굴품'을 취득·보관한 행위만 장물 취득으로 처벌하고, 정식 공사나 조사 도중 적법하게 발견된 뒤 신고 없이 은닉된 유물을 유통한 행위는 별도로 처벌하지 못했다. 개정법 제31조제7항은 미신고 은닉·처분된 매장유산임을 알고도 유상이나 무상으로 양도·양수·취득·운반·보유 또는 보관한 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했다.
이번 제도 개선은 전문 인력이 매장유산을 유출하는 사건이 잇따른 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40여 년간 발굴 조사에 참여하며 김해와 양평 등지에서 출토된 가야시대 철기 유물 31점을 자택에 은닉한 혐의로 전직 국립문화유산연구소 연구소장을 입건해 송치했다. 폐쇄적인 발굴 현장 특성상 내부 공모나 은닉 범죄를 적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내부 고발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제26조의2와 제26조의3이 신설돼 누구든지 도굴 등 범죄를 알게 되거나 강요·제의를 받으면 국가유산청장에게 신고할 수 있다. 신고자 비밀을 유지하고 소속 기관이 불리한 대우를 하지 못하도록 의무화했으며, 국가유산청장은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
법조계와 골동품 거래업계에서는 유물 취득·보관 사건에서 '고의성' 입증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미신고 매장유산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취득·보관했는지 여부와 피고인의 조사기관 종사자 해당 여부에 따라 형사 책임 범위가 크게 갈리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은 세부 지급 기준을 담은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 절차를 거쳐 10월 29일부터 개정 법령을 일제히 적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