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고등학교 정규수업을 맡은 강사들이 사설 입시학원에 출강하며 합격 실적을 학원 홍보에 쓰고, 고교에서 학생을 지도·평가한 대학교수들이 대입 실기시험 채점위원으로 참여한 실태가 드러났다.

감사원은 2026년 10월 1일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한 ‘예술고 운영 및 관리실태’ 감사결과 보고서를 10월 14일 공개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시·도교육청 등에는 위법·부당사항 및 제도개선 5건을 통보했다. 이번 감사는 2025년 12월 국회 교육위원회가 국회법 제127조의2에 따라 감사를 요구하면서 학생 수 기준 상위 10개 예술고와 무용과가 개설된 32개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규 강사 155명 사설학원 겸직…고교 실적으로 학원 홍보

감사원 감사 결과, 2025학년도 기준 10개 예술고 정규수업 담당 강사 2,522명 가운데 9개 학교 소속 155명(6.1%)이 사설 학원 강사를 겸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55명이 일한 47개 학원에는 해당 예술고 학생 216명이 수강하고 있었다. 수강 강요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겸직 강사 중 12명은 ‘현직 예고 강사’ 신분을 내세웠고 5명은 학교에서 지도한 학생의 대학 합격 실적을 학원 홍보에 썼다.

관리 감독도 부실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강사 겸직 금지 지침을 마련했으나 관할 예고 3곳은 계약서에 조항을 넣지 않았고, 1곳은 조항을 두고도 관리를 방치했다. 경기도교육청과 부산시교육청은 정규 강사의 사설 학원 겸직을 제한하는 복무 지침 자체가 없었다.

고교 평가 참여 숨기고 대입 실기 심사…42명은 청탁금지법 위반

고교와 대학 입시를 잇는 평가 공정성 훼손 정황도 대거 적발됐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대학 무용과 교원 47명은 예술고 8곳의 3학년 내신·모의 실기평가나 특강에 참여하고도 소속 대학에 알리지 않은 채 수도권 19개 대학의 대입 무용 실기고사 평가위원을 맡았다. 각 대학의 입학전형 운영규정상 최근 3년 이내 응시생을 지도한 이력이 있으면 신고하고 평가를 회피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들 중 42명은 초청 고교에서 평가·특강을 진행하면서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제10조에 따른 소속 대학 사전 서면 신고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 한 예술고 내신평가에 참여한 교수 3명은 같은 해 5개 대학 입시 평가위원으로 들어갔고, 이 가운데 4개 대학에서 해당 고교 지원자 전원이 합격했다. 다른 교수는 고교 행사 참석 금지 안내를 어기고 예고 내신평가에 참여한 뒤 대입 실기에서 해당 고교 지원자에게 최고점을 주기도 했다.

평가 배제 검토 누락…대입 공정성 침해 우려 통보

감사원은 특정 입시의 부정이나 부정 입학 자체를 직접 확정하지는 않았으나, “정규교육을 담당하는 강사가 학원 활동을 병행할 경우 학원 수강생에게 유리한 평가 구조가 형성되고 공교육을 학원 이익에 활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각 대학이 응시생 교육 이력 등이 있는 교원의 실기고사 참여 배제 여부를 검토하지 못해 대입 평가의 공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감사원은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대입 실기평가 회피 신고를 누락한 대학교원 47명을 두고 위반 경중을 따져 적정 조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관할 교육청에는 강사 임용 계약서에 겸직 금지 조항을 신설·강화하도록 하고, 합격 실적을 왜곡 홍보한 학원 5곳에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제17조에 따른 교습정지 등 행정처분을 검토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