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재판이 끝나고 통장이나 급여가 압류된 뒤에야 패소 판결 사실을 알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법원 서류를 받지 못해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구제받을 길은 열려 있지만, 소송비용 마련보다 앞서 챙겨야 할 법정 요건이 있다.
책임 없는 사유 소명돼야 2주 내 접수
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은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불변기간을 지킬 수 없었던 경우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이내에 게을리한 소송행위를 보완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피고의 주소 불명 등으로 소장 부본과 판결 정본이 공시송달 처리돼 판결 선고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과실 없이 불복 기간을 넘긴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제1심 재판이 처음부터 공시송달로 진행됐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는 과실 없이 판결 송달을 알지 못한 것으로 본다. 이때 기산점이 되는 ‘사유가 없어진 날’은 판결이 있었다는 사실을 단순히 전해 들은 때가 아니라, 법원에서 사건 기록을 열람하거나 판결 정본을 직접 수령해 공시송달 진행 사실을 확인한 날이다.
민사는 1심의 1.5배 인지대…형사는 인지 면제
추완항소를 진행할 때 들어가는 법원 실비는 일반적인 본안 항소 절차와 동일하다.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3조에 따라 항소장에는 1심 소장 인지액의 1.5배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여야 한다. 송달료 규칙에 맞춰 당사자 수와 법원이 정한 횟수만큼 우편 실비도 미리 납부해야 한다. 전자소송을 이용하면 인지액의 10%가 감액된다.
반면 형사 사건의 판결 선고 사실을 뒤늦게 안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45조에 따른 상소권회복을 청구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상 상소 기간은 선고일부터 7일로 민사보다 짧다. 상소권회복 청구 역시 장애 사유가 해소된 날부터 7일 이내에 원심법원에 서면으로 내야 한다. 형사 절차는 민사와 달리 인지대가 부과되지 않는다.
단순 부지 인정 안 돼…객관적 증빙 필수
비용을 들여 서류를 제출하더라도 법정 요건을 소명하지 못하면 본안 심리도 받지 못한 채 각하된다. 단순히 항소 기간 규정을 몰랐다거나 바빠서 기일을 챙기지 못했다는 사유는 ‘책임질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법무법인 로엘 조유현 변호사는 “추완항소는 비용보다 신청 사유가 중요하며, 단순히 항소기간을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상소권회복이 인정되기 어렵다”며 “판결문과 송달 내역, 기간을 지키지 못한 사유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출입국사실증명서, 주민등록초본, 병원 입원 기록 등 객관적 자료를 갖춰 기한 내에 접수해야 불복 절차가 적법하게 개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