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교복 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순번을 정하거나 투찰가격을 짜고 응찰한 지역 교복 대리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경쟁 입찰 제도를 악용해 낙찰률을 98%대까지 끌어올리며 학부모와 가계의 교육비 부담을 키워온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는 2026년 10월 13일 경기 용인시(처인구·기흥구), 울산 남구, 경북 영천시 소재 19개 중·고등학교가 발주한 51건의 교복 구매 입찰에서 담합한 10개 교복 대리점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억2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지역별 담합 실태
적발된 업체들은 학교장이 입찰로 납품업체를 정하는 '교복 학교주관구매 제도'를 악용했다. 용인 처인구 소재 4개 대리점(스마트학생복 용인점, 아이비클럽 용인점, 엘리트학생복 용인점, 쎈텐학생복 용인점)은 2022년 9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15건의 입찰에서 희망 학교를 사전에 나누고 투찰가를 합의했다. 이들이 담합한 입찰의 평균 낙찰률은 예정가격 대비 98.29%에 달했다.
경북 영천시의 스마트학생복 영천점과 엘리트학생복 영천점은 2018년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7년 넘게 담합을 이어왔다. 두 대리점은 지역 내 브랜드 교복 매장이 두 곳뿐인 점을 이용해 총 29건의 입찰에서 학교를 번갈아 수주하는 '낙찰 순번제'를 운영했다.
울산 남구 2개 대리점(스마트학생복 남구점, 아이비클럽 울산남구점)은 2022년 9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카카오톡 메신저 등으로 낙찰자와 가격을 사전 조율해 6건을 따냈다. 용인 기흥구의 스마트학생복 신갈점과 스쿨룩스 기흥점은 단독 응찰로 인한 유찰을 막으려 들러리 투찰을 요청하고 실행했다.
법 위반 판단과 제재 수위
공정위는 이들 행위가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0조 제1항 제8호가 금지하는 '입찰 담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대리점들의 담합 관련 매출액은 총 42억7,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10개 업체 모두에 향후 행위금지 명령을 내렸다. 과징금은 담합 기간과 건수를 고려해 용인 처인구 4개 점포에 7,200만 원, 영천 2개 점포에 2,100만 원, 울산 남구 2개 점포에 900만 원을 부과했다. 들러리 1건에 그친 기흥구 2개 점포에는 시정명령만 처분했다.
커지는 감시망과 처벌 기준
교복 입찰 담합 제재는 전국 단위로 확산하는 흐름이다. 2010년 이후 공정위가 적발해 제재한 교복 입찰 담합 사건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누적 52건에 달한다. 2026년 3월에도 광주광역시 소재 중·고등학교 교복 입찰을 짬짜미한 27개 판매 사업자가 과징금 3억2,100만 원을 부과받았다.
앞으로 적발되는 교복 담합 사건의 제재 수위는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2026년 4월 과징금 부과 기준율 하한선을 상향하고 반복 담합 가중 요건을 손질했다. 배문성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앞으로는 과징금을 대폭 상향하고 반복 담합 사업자는 더 엄중하게 제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2026년 5월부터 전국 16개 시·도교육청과 연계한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을 가동해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으며, 주요 제조사에도 대리점의 법 준수 교육 강화를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