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 관계가 깨졌을 때 특정 계좌의 매출이나 적립금 절반을 무작정 돌려달라는 정산금 청구 소송이 잦다. 법률상 2인 동업 해소는 잔여재산 분배가 아니라 탈퇴 당시 순자산 상태를 기준으로 정산한다. 채무와 비용을 공제하면 청구액이 크게 줄거나 사라질 수 있다.

단순 분할 아닌 ‘탈퇴 당시 순자산’ 기준

민법상 2인 조합에서 조합원 한 사람의 계약 위반이나 임의탈퇴로 계약이 끝나면 조합은 해산·청산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조합 관계는 종료되고 사업체와 조합재산은 잔존 조합원의 단독 소유로 귀속된다(대법원 2004다49693 판결). 탈퇴한 조합원이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잔여재산 분배가 아니라 민법 제719조 제1항에 정한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삼는 지분 환급 청구권이다.

수익금이나 세금 납부용 예치금 등 눈에 보이는 적극재산의 50%를 곧바로 나눌 수는 없다. 정산 대상은 적극재산 전체에서 미납 임차료, 관리비, 세금, 매입대금 등 소극재산(부채)을 뺀 순자산이다. 장부상 돈이 남아 있더라도 갚아야 할 사업상 빚이 더 많아 조합 재산이 적자라면 탈퇴 조합원이 돌려받을 정산금은 없다.

입증 책임은 청구자에게…계약 위반 손해는 상계 가능

대법원은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탈퇴 당시 조합재산 상태를 증명할 책임이 지분 환급을 구하는 원고에게 있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19다207851 판결, 2024다234239 판결). 소송을 제기한 탈퇴 조합원이 기준 시점의 자산과 부채 내역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입증하지 못하면 청구 자체가 기각될 수 있다.

상대방의 계약 위반으로 동업이 끝났다면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채권(민법 제390조)으로 맞설 수 있다. 탈퇴 조합원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채권은 남은 조합원에게 귀속된다. 이를 자동채권 삼아 반환해야 할 정산금 채무와 대등액에서 상계(민법 제492조)하거나 반소를 제기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조합재산으로 인정되는 금액이라도 탈퇴 당시 조합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정산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이미 지출된 비용이나 부채를 공제하면 실제 반환액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며 "계약 위반 사실을 입증해 손해를 상계 또는 반소로 주장하고, 투자 계약서와 계좌 거래 내역, 세금 신고 자료, 계약 종료 당시 나눈 대화 기록을 빠짐없이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장 받으면 30일 내 답변서 제출…회계 자료 확보 필수

소장을 송달받은 피고는 민사소송법 제256조에 따라 30일 이내에 원고 청구 항목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답변서를 법원에 내야 한다. 이후 금융거래정보나 과세정보 제출명령 신청 등으로 계약 종료 시점의 정확한 순자산을 확정하는 절차가 이어진다.

동업을 시작할 때는 물론 결별 단계에서도 회계와 세무 자료를 철저히 보관해야 한다. 계약서에 적힌 정산 조항과 손익분배 비율(민법 제711조)을 먼저 따져보고, 상대방의 귀책사유로 생긴 영업 손실이나 추가 지출 내역을 날짜별로 정리해 두어야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