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자영업자와 온라인 광고대행사 사이의 용역계약 분쟁이 해마다 1만 건 안팎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은 계약을 맺은 뒤 효과가 미흡하거나 마음이 바뀌어 중도해지를 요구하지만, 대행사가 과도한 위약금을 물리거나 전액 환불을 거부하면서 법적 다툼으로 번지는 구조다.

특히 매장 사업자와 대행사 간 계약은 기업 간 거래(B2B)로 분류돼 전자상거래법상 7일 이내 청약철회권 같은 소비자 보호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불리한 정산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계약서 작성 단계부터 용역 범위와 중도해지 정산 산식을 명확히 못 박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관 분쟁 절반 이상이 광고대행…위약금 다툼 집중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약관 분야 전체 분쟁 가운데 소상공인 대상 온라인 광고대행 분쟁은 56.5%에 달한다. 신청인들의 분쟁 사유를 살펴보면 '위약금 등 과다 청구'가 65.0%(396건)로 가장 많았고, '계약해지 거부'가 35.0%(213건)로 뒤를 이었다. 해지 사유로는 단순 변심이 51.6%(314건)였으며, 계약 체결 후 3일 이내에 해지를 요구한 비중도 35.5%(216건)를 차지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사무국을 운영하는 온라인광고분쟁조정위원회 접수 현황도 비슷하다. 분쟁 상담과 조정 신청 건수는 2021년 7,549건, 2022년 10,679건, 2023년 10,452건으로 매년 1만 건 안팎을 기록했다. 피해 업종은 도·소매, 숙박·음식, 이·미용 등 영세 자영업과 소상공인이 75.9%였고, 광고 유형별로는 블로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바이럴 및 검색광고가 71.1%를 차지했다.

민법상 해지 자유 있지만 계약 약정이 우선

현행 민법 제689조 제1항은 위임계약의 경우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대법원은 2026년 1월 8일 선고한 판결(2025다215829)에서 민법 제689조는 임의규정이므로 당사자가 계약서에 별도의 해지 사유, 절차, 손해배상 규정을 두었다면 계약서 약정이 민법 규정에 우선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계약서에 임의해지를 배제하는 특약을 두었더라도 해지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2026년 4월 2일 선고한 판결(2025다219495)에서 일방의 의무 위반 등으로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탄 상태에 이르러 유지가 불가능한 중대한 사정변경이 있다면 신뢰관계 파탄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상가 공제 약관 피하고 건별·일할 정산 기준 명시해야

실무상 가장 큰 다툼은 환불액 산정에서 발생한다. 대행사가 계약서에 '중도해지 시 할인 전 정상가 기준으로 공제한다'거나 '사전 제작비를 과다 차감한다'는 조항을 넣어 환불금을 없애거나 위약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9조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원상회복 의무나 위약금을 부담시키는 조항을 무효로 규정한다.

법적 분쟁을 방지하려면 계약 체결 시 체험단 모집 인원, 포스팅 등록 건수, 게시 유지 기간 등 용역 제공 범위를 수치로 구체화해야 한다. 중도해지 조항 역시 실제 체결 금액을 기준으로 이미 이행한 용역 대금을 일할이나 건별로 정산하고, 위약금 상한율을 명확히 설정해야 약관법상 무효 판단을 피하고 양측의 분쟁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