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개점 뒤 1년 내내 본사가 약속한 예상매출 최저액에 미달해 적자를 겪는 점주는 계약을 중도 해지하더라도 본사에 기대이익 상실에 따른 위약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 다만 법령이 위약금 청구를 금지한다고 해서 점주에게 일방적 해지권이 당연히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객관적인 매출 자료와 본사의 법 위반 사유를 면밀히 따져 절차를 밟아야 한다.

1년 실적 미달 시 위약금 부과 금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관련 별표 2 제4호 다목은 부당한 손해배상의무 부과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가맹점사업자가 영업개시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부터 1년간 실제로 올린 매출액이 가맹본부가 계약 당시 서면으로 제공한 예상매출액 최저액에 미달해 중도 해지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때 가맹본부가 기대이익 상실을 이유로 위약금을 물리는 행위는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

종전에는 매출 부진으로 적자가 쌓여도 계약서에 명시된 수천만 원대 중도해지 위약금 탓에 폐업조차 하지 못하는 한계 가맹점주가 적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0년 시행령을 개정해 본사가 부풀려 제시한 예상매출액 최저치조차 달성하지 못했을 때 점주가 위약금 부담 없이 영업을 정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자동 해지권은 아니어서 본사 귀책 입증 필수

주의할 점은 시행령의 위약금 부과 금지 조항이 점주에게 계약을 마음대로 깰 수 있는 '법정 해지권'까지 부여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위약금 면제 요건을 갖췄더라도 본사가 계약 유지를 주장하거나 잔여 대금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면 법적 분쟁이 이어질 수 있다.

법무법인 포커스의 방민 변호사는 "영업개시 다음 달부터 1년간 평균매출이 예상매출 최저액에 미달하면 위약금 부과가 불공정거래행위로 금지될 수 있다"면서도 "이 규정만으로 법정 해지권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매출 자료를 확보하고 해지 통보 후 위약금 청구에 대응하면서 다른 해지 근거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위·과장 정보와 14일 숙고기간 위반 따져야

가맹점주는 계약 체결 과정에서 본사가 저지른 법 위반 사실을 추가 해지와 손해배상 청구 근거로 삼을 수 있다. 가맹사업법 제9조 제1항은 객관적 근거 없이 매출을 부풀리거나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가맹본부 직원이 성수기 일부 기간의 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POS) 화면만 보여주거나, 인접 점포 요건을 벗어난 원거리 매장 매출을 기준으로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작성했다면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다. 법원 역시 본사의 허위·과장 정보 제공 책임을 인정해 점주의 개설비용과 영업손실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

가맹사업법 제7조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정보공개서와 인근가맹점 현황문서를 제공한 날부터 14일이 지나기 전에는 가맹금을 받거나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임대차계약을 먼저 맺게 한 뒤 당일 가맹계약서와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건네 서명하게 했다면 숙고기간 위반에 따른 계약 취소나 가맹금 반환 사유가 된다.

전화 발주 차단 위법… 서면 2회 통지 거쳐야

물품대금이나 로열티가 일부 연체됐다는 이유로 본사가 사전 서면 통지 없이 유선으로 원부자재 발주를 끊는 행위도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의 부당한 거래거절에 해당할 수 있다. 본사가 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려면 가맹사업법 제14조에 따라 2개월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위반 사실을 서면으로 2회 이상 구체적으로 통지해야 한다. 이를 어긴 일방적 해지나 공급 차단은 법적 효력이 없다.

적자로 폐업을 고민하는 가맹점주는 우선 정상 영업을 이어온 1년간의 객관적인 POS 매출 자료와 부가가치세 신고 내역을 확보해야 한다. 이어 본사의 서면 산정서 최저액 미달 사실과 허위 정보 제공, 숙고기간 위반 등을 정리한 내용증명을 발송해 해지를 통보하고, 가맹계약상 보증금과 미납금 정산 절차를 밟는 편이 안전하다. 계약서에 적힌 연 20% 초과 지연손해금 약정은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율을 넘어 무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