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상 편성위원회 설치와 방송편성규약 제·개정 의무를 지키지 않은 한국방송공사(KBS)와 제주방송 등 11개 방송사업자에 정부가 시정명령을 내렸다. 노사 이견으로 법정 시한을 넘긴 방송사들이 다음 달 초까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제재에 착수하겠다고 통보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2026년 10월 7일 제40차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법 제4조와 제99조에 따라 편성위원회 구성 및 방송편성규약 제·개정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11개 방송사업자에 시정명령을 의결했다. 시정명령 이행 기한은 2026년 11월 7일까지다.

37개 사 점검 결과 11개 사 적발

방미통위는 2026년 6월부터 9월까지 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 등 37개 방송사를 대상으로 법정 의무 이행 실태를 종합 점검했다. 점검 결과 편성위원회는 37개 사 중 제주방송(JIBS) 1개 사만 구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편성규약 제·개정은 점검 대상 37곳 가운데 26곳만 완료했고, KBS와 ㈜와이티엔(YTN), ㈜케이엔엔(KNN) 등 11개 사는 마치지 못했다. 제주방송은 편성위 미구성과 규약 미개정 두 사안 모두 해당했다.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둘러싼 노사 갈등

2025년 8월 시행된 개정 방송법 제4조는 방송편성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위해 종사자 의견을 수렴한 방송편성규약을 제·개정해 공표하도록 규정한다. 아울러 사업자 추천 5인과 종사자 대표 추천 5인 등 총 10인(노사 동수)으로 구성된 편성위원회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일부 방송사에서는 편성규약 내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포함 여부를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이어지면서 규약 개정을 완료하지 못했다. 제주방송은 노사 간 20여 건의 형사고소가 오가는 등 갈등이 격화해 논의가 중단된 상태였다.

반면 문화방송(MBC)과 15개 지역MBC,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연합뉴스TV, 에스비에스(SBS), 종합편성채널 4사(JTBC·MBN·채널A·TV조선) 등 26개 사는 편성위 구성과 규약 개정을 마쳤다. 이 가운데 MBC와 SBS 등은 노사 합의를 거쳐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관련 내용을 규약에 반영했다.

11월 7일까지 미이행 시 행정제재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편성위 구성과 방송편성규약 제·개정은 방송 편성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방송사업자에게 부여된 핵심적인 법적 의무"라며 "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정명령을 받은 11개 사는 2026년 11월 7일까지 노사 협의를 거쳐 편성위원회 구성과 방송편성규약 제·개정 공표 의무를 마쳐야 한다. 기한 내에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방송법령에 따라 업무정지나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으며, 향후 재허가·재승인 심사에서 감점 처분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