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유) 지평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사가 업무집행사원(GP)으로 결성하는 국민성장펀드 블라인드 사모펀드 결성 자문을 마쳤다. 금융당국의 위험가중자산(RWA) 완화 특례에 따라 은행권 출자금이 몰리면서, 정책금융 요건을 반영한 기관전용 사모펀드 결성 실무가 법조계의 주요 자문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평은 2026년 9월 30일 K사의 국민성장펀드 블라인드 PEF 설립에 필요한 법률 자문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문은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분야를 담당하는 안중성 파트너변호사와 홍경우 변호사가 맡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상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제9조 제19항 제1호) 규정에 맞춘 정관 작성, 무한책임사원의 등록 및 책임(제249조의13) 충족 여부 검토, 금융위원회 설립 보고(제249조의11) 절차를 지원했다.

시장 자금이 이번 펀드에 집중된 배경에는 건전성 규제 특례가 있다. 은행업감독규정 [별표 3]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일반 사모펀드 지분에 출자할 경우 400% 수준의 RWA 가중치가 적용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유지 부담이 커진다. 반면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 출자분 RWA 가중치를 일반 기업대출 수준인 100%로 낮추는 특례를 적용했다. 은행 등 민간 금융회사들이 자기자본 잠식 부담 없이 자펀드 매칭 자금을 집행하게 된 배경이다.

특례 효과에 힘입어 운용사 선정 경쟁도 이어졌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산업은행이 주관한 간접투자 출자사업 1차(2026년 5월)에서는 81개 운용사가 지원해 11곳이 선정되며 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차(7월)는 65개 사가 몰려 7곳만 통과해 경쟁률이 9.3대 1에 달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5년간 총 150조 원(이후 200조 원 플랫폼으로 확대 개편)을 공급하는 정책 기조에 따라, 2026년 한 해에만 간접투자 7조 원을 포함해 30조 원 이상이 투입된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7월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국민성장펀드 외형 확대에 걸맞게 의사결정 체계도 국민연금에 준하는 수준으로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리스크관리위원회 신설 방침을 밝혔다. 또 "기술이 상업화돼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10년,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10년 이상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인내자본 공급 방침을 확고히 했다.

정책 목적과 RWA 감면 요건이 맞물리면서 PEF 정관(규약) 조문화와 컴플라이언스 절차는 일반 블라인드펀드보다 엄격해졌다. 출자 조건을 정밀하게 설계하지 못하면 은행권 출자자의 RWA 감면 자격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은행이 9월 말 PE와 VC 리그 분리를 포함한 차기 출자사업 설문조사에 착수하고 국민연금공단과 교직원공제회 등의 후속 출자가 이어지면서, 기관전용 사모펀드 설립 단계의 법률 실무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