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감독 당국의 정책 기조가 유출 사고 사후 제재에서 사전 기술 예방 체계 유도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클라우드 도입으로 관리 위험이 급증하자, 현장에서 검증된 기술 솔루션을 보급해 보안 사각지대를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6년 9월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제6회 개인정보 보호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위원회는 올해 처음 제정한 「2026 개인정보 보호·활용 기술 대상」 시상식을 진행하고 3개 기업에 위원장상을 수여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한국개인정보보호책임자협의회, 지디넷코리아가 공동 주관한 이번 공모는 6월 26일 공고 이후 서류·발표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작을 가렸다.

수상 기업은 주식회사 오내피플, 엔에이치엔두레이 주식회사, 주식회사 엘세븐시큐리티 등 3곳이다. 이번에 선정된 기술들은 복잡한 개인정보 생애주기 관리를 자동화하거나 협업 도구 및 웹사이트에 기본 보안 기능을 탑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내피플의 ‘캐치시큐 v1.0’은 개인정보 수집부터 보관·이용·제공·파기까지 전 과정을 자동 관리하는 AI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다. 전문 인력이 부족한 기업도 수집 목적별 동의서를 자동 생성하고, 법정 보관 기간이 지나면 복구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영구 파기하도록 돕는다.

엔에이치엔두레이의 통합 협업 솔루션 ‘두레이(Dooray!)’는 메일·메신저·전자결재·화상회의 시스템 전반에 인프라 보안과 데이터 반출 통제(DLP),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를 결합한 ‘3계층 보호 아키텍처’를 내재화해 위원장상을 받았다. 현재 공공기관 150여 곳과 금융기관 30여 곳에 도입된 협업 플랫폼이다.

엘세븐시큐리티의 ‘ImageOCR & OCR Filtering V3.0’은 자체 광학문자인식(OCR) 엔진으로 웹사이트 게시물 등록 및 다운로드 시 텍스트와 이미지·스캔본 속 개인정보를 이중 탐지·차단하는 솔루션이다. 과거에 이미 등록된 게시물 내 숨은 개인식별정보까지 전수 검색해 조치할 수 있다.

기업 법무·컴플라이언스 실무에서는 이러한 자동화·차단 기술 도입 여부가 향후 감독 당국 조사에서 핵심 입증 자료가 될 것으로 본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1조(파기)와 제29조(안전조치의무) 위반 위험을 선제적으로 줄일 수 있어서다. 유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기업의 사전 예방 노력(Privacy by Design)을 증명해 과징금 감경 사유를 다툴 여지가 커진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기념식에서 "확립된 안전은 신뢰를 만들고, 신뢰는 더 큰 혁신을 가능케 한다"며 "모든 국민이 걱정 없이 AI 기술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위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기술 대상 포상 제도를 정례 운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