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담합과 불공정거래 사건을 검사실에서 직접 조사하던 관행이 막을 내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한 기업 범죄 수사는 신설된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맡고, 법무부 공소청은 수사 없이 기소 여부만 판단한다.

국회는 제439회 정기회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21244)을 재석 167인 중 찬성 150표, 반대 15표, 기권 2표로 수정가결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법안에 유동수 의원 외 34인이 낸 수정안이 반영된 결과다. 법안은 2026년 9월 29일 정부 공포를 거쳐 10월 2일 시행됐다.

수사·기소 분리 맞춘 조문 정비

개정 공정거래법은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신설에 맞춰 형사 절차 관련 조항을 일괄 정비했다. 동의의결 개시 통지 등 수사 절차와 연계된 법 제90조 제3항 단서 등이 정비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개정은 2026년 3월 24일 제정된 중대범죄수사청법 및 공소청법과 8월 4일 공포된 형사소송법 개정의 후속 조치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폐지되고 수사 주체가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되면서, 개별 경제법률에 규정된 검찰 중심 수사 준용 조항을 새 형사사법체계에 맞췄다.

중대범죄수사청 관할로 이관

바뀐 체계에 따라 공정거래법 제124조 및 제125조가 정한 가격 담합, 입찰 담합,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 기업 형사사건의 수사는 지방중대범죄수사청이 관할한다.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행사하면 중수청 소속 수사관이 압수수색과 피의자 신문을 진행한다.

중수청 수사관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은 공소청 검사를 거쳐 법원에 청구된다. 수사를 마친 중수청이 사건을 송치하면 공소청 검사는 추가 직접수사 없이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송치 기록을 토대로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기업 법무·변론 전략 2단계 분리

기업과 법조계는 형사 대응 전략을 수사와 기소 단계로 분리해 재편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사실관계 규명과 압수수색 대응은 1차 수사기관인 중수청 단계에 집중하고, 법리 타당성과 기소 적정성은 공소청을 상대로 변론해야 한다.

법무법인 광장은 최근 리포트에서 "공소청은 직접수사권 없이 중수청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중수청 수사의 적정성 검토 및 공정거래법 특유의 법리 판단 등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사 단계에서의 대응뿐만 아니라 기소 여부를 중립적으로 판단하는 공소청을 상대로도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변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