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용역 계약을 맺고 수십억 원을 받았더라도 실제 업무 수준에 견줘 대가가 지나치게 많고 전문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세법상 '사례금'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용역 계약 형식을 취해 60%에 이르는 법정 필요경비 공제 혜택을 받으려던 시도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행정법원은 납세자 A 씨가 과세관청을 상대로 제기한 종합소득세 경정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하고 과세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2025구합55905).

사실관계

A 씨는 부동산 개발용역 대가 명목으로 31억 원을 한 번에 받았다. 과세관청은 A 씨가 받은 31억 원이 실질적인 용역 대가가 아니라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7호가 규정한 '사례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종합소득세를 경정·고지했다.

A 씨는 31억 원이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9호 다목과 라목에 따른 '일시적 인적 용역 제공 대가'이거나 동법 제19조의 '사업소득'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정당한 용역 대가인 만큼 사례금 과세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 판단

재판부는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 씨의 업무 수행 내역에 견줘 31억 원이라는 대가가 과도한 점, A 씨에게 해당 개발 업무 전문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한 점, 대가를 일시에 지급받은 점 등을 지적했다.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31억 원은 용역 대가가 아닌 사례금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A 씨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판결 의의

세법상 소득 분류는 납세자의 세부담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87조에 따르면 일시적 인적용역 대가로 인정받을 경우 지급받은 금액의 60%를 증빙 없이도 필요경비로 공제받는다. 반면 제17호의 사례금은 이 같은 의제필요경비 공제가 전면 배제돼 실제 지출을 직접 입증한 비용만 차감되므로 과세표준과 세액이 크게 늘어난다.

대법원은 앞서 일시적으로 인적용역을 제공했더라도 역무 내용과 금액 규모, 당사자 관계에 비춰 객관적 대가를 벗어난 금품은 전체를 사례금으로 보아야 한다는 법리를 유지해 왔다. 이번 판결 역시 계약서 등 외형상 용역 형식을 갖췄더라도 수행 업무 가치를 뛰어넘는 고액을 받았다면 과세관청이 사례금으로 재분류해 경비 공제를 부인할 수 있음을 확인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