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평가 척도 없이 연주영상을 단순 평어 등급으로만 채점하고 외부 심사위원 검증도 거치지 않은 채 음악대학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킨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주관적 평가가 개입하기 쉬운 예술계 교원 심사라도 객관적 평가지표와 엄격한 적법절차를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은 음악대학 조교수 A 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결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2023구합73618). 재판부는 A 씨 재임용 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기각 결정을 취소했다.
사실관계
A 씨가 소속된 B 대학교는 A 씨 연구실적물인 연주영상을 심사한 결과 전부 평균 '우' 등급 미만의 평정이 나왔다는 이유로 재임용 거부처분을 내렸다. A 씨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 결정을 받자 법원에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 판단
재판부는 대학 측 심사 기준과 심사위원회 구성 모두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 대학 학칙상 연구실적물 심사평정을 '수, 우, 미, 양, 가'로만 구분할 뿐 최소한의 객관적 평가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학칙 규정이 재임용 심의 시 객관적인 사유에 근거하도록 정한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에 위반된다고 봤다.
외부 심사위원 위촉 과정의 절차적 위법도 인정됐다. 대학 학칙은 연구실적물 심사위원 자격으로 '연구업적과 교육경험이 풍부한 학외인사'를 규정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각 학외인사 심사위원의 연구업적과 교육경험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았고 재판 과정에서도 증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심사위원회 구성에 하자가 있어 재임용 거부처분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예술계열 교원의 실기·연주 실적물 심사에서도 배점표 등 구체적인 세부 평가지표를 학칙으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외부 심사위원을 위촉할 때 전문성과 경력을 사전에 검증하고 문서화하지 않아도 처분 전체가 취소될 수 있다. 판결이 확정되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판결 취지에 따라 종전 결정을 번복해야 하며, 대학은 심사 기준을 정비해 재임용 재심사를 진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