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물분할 소송처럼 판결 결과가 모든 당사자에게 같아야 하는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에서는 공동소송인 가운데 한 명만 법정기간 안에 항소이유서를 내면 다른 당사자가 기한을 넘겼더라도 항소를 각하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25년 3월 1일 민사 항소이유서 미제출 시 각하 제도를 시행한 뒤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의 적용 기준을 밝힌 첫 결정이다.
대법원은 부동산 공유물분할 소송 항소심에서 항소이유서를 기한 내에 내지 않았다며 재항고인의 항소를 각하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2026마6249).
사실관계
부동산 공유자인 재항고인과 원고들은 다른 공유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전면적 가액보상을 요구하는 공유물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제1심 법원이 경매에 따른 대금분할을 명하자 재항고인과 원고들은 제1심 판결에 불복해 적법한 기간 안에 항소했다.
원심법원이 발송한 항소기록접수통지서는 2026년 1월 28일 재항고인에게 먼저 도달했다. 재항고인과 원고들이 공동으로 선임한 소송대리인은 2026년 2월 2일 위임장을 냈고, 법원이 같은 날 전자적으로 보낸 통지는 2026년 2월 9일 대리인에게 송달됐다. 대리인은 2026년 3월 19일 항소이유서를 냈다.
원심 판단
원심법원은 재항고인의 항소를 각하했다. 재항고인이 직접 통지를 받은 2026년 1월 28일부터 계산하면 법정 제출기한인 40일(2026년 3월 9일)이 이미 지났다는 이유에서였다. 원심은 직권조사 사유가 없고 항소장에 구체적 이유를 적지 않은 이상 민사소송법 제402조의3 제1항 본문에 따라 각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원심 결정을 뒤집었다.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에서 공동소송인 전부나 일부의 항소가 적법하게 이뤄졌다면, 항소이유서 제출을 비롯한 이후 심리 절차 전체에 민사소송법 제67조의 특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대법원은 "1심에서 패소한 소송당사자가 항소하는 것은 항소심 재판을 열어 판결해 달라고 요청하는 행위"라며 "항소심 재판을 받으려는 의사를 가진 항소인들 사이에서 항소인 1인의 법정기간 내 항소이유서 제출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사소송법 제67조 제1항에 따라 그러한 소송행위는 다른 항소인 전원에게 효력이 미친다"며 "1인이 법정기간을 준수해 항소이유서를 냈다면 다른 항소인이 기간을 지키지 못했더라도 항소를 각하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판결 의의
개정 민사소송법은 소송 지연을 막고자 항소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4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내지 않으면 법원이 결정으로 항소를 각하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당사자마다 서류 송달일이 달라 제출 마감일이 어긋나는 사례가 잦았다.
대법원이 필수적 공동소송의 특칙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고 판시함에 따라, 송달 시점 차이로 일부 당사자가 40일을 넘겼더라도 다른 공동소송인이 제때 이유서를 냈다면 재판받을 권리를 잃지 않게 됐다. 파기환송에 따라 원심법원은 재항고인과 원고 전원이 참여하는 공유물분할 항소심 본안 심리를 다시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