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에서 정품 행세를 하던 가짜 화장품이나 라벨을 훼손한 제품의 판매글이 정부 요청으로 즉시 차단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커머스 입점 판매자와 영업자에게 판매 중단과 판매정보 삭제를 직접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개정 화장품법(법률 제22113호)이 2026년 10월 20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됐다고 전했다. 이번 개정안은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대표 발의해 10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종전에는 위·변조 화장품 유통이 적발되더라도 당국이 온라인 사이버몰 판매자나 플랫폼 중개업자에게 판매 중지와 게시글 삭제를 직접 요구하고 강제할 구체적인 조문이 미비했다. 이 때문에 불법 복제품이 직구나 역유입 등으로 소비자에게 유통되는 과정에서 신속한 행정 조치가 어려웠다.

개정된 화장품법 제16조 제3항은 식약처장이 포장이나 기재·표시 사항을 훼손하거나 위조·변조한 화장품을 판매하거나 보관·진열한 자에게 판매 중지, 사이버몰 판매정보 삭제, 유통방지대책 마련 등 필요한 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법률에 따라 요청을 받은 영업자 또는 판매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

K-뷰티의 해외 불법 복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 지원 체계도 법제화됐다. 신설된 제33조의3은 식약처장이 지식재산처장과 협업해 위조 화장품 생산·유통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수출 규제 대응과 국가별 인허가 컨설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규제 정보 수집과 관리를 전담하는 '화장품글로벌규제지원센터' 지정 근거도 마련됐다. 정부는 지정된 전문 기관·법인 또는 단체에 예산 범위에서 사업 수행 경비 전부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센터 지정 요건과 절차는 향후 대통령령으로 정해진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화장품법 개정으로 위조 화장품의 판매 중단 등 소비자 피해 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하고, 화장품글로벌규제지원센터 지정으로 화장품 수출 규제에 대응하여 해외시장에서 K-뷰티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법조계와 유통업계는 식약처의 삭제 요구에 피요청자가 거부할 수 있는 기준인 '정당한 사유'의 해석 범위를 실무상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판매 중지와 사이버몰 판매정보 삭제 요청권은 공포일인 2026년 10월 20일부터 적용되며, 화장품글로벌규제지원센터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항은 공포 후 1년이 지난 2027년 10월부터 본격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