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직접수사권은 물론 송치사건 직접 보완수사권까지 완전히 폐지하고, 수사 책임을 경찰로 일원화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이뤄졌다. 동시에 경찰 단계의 권한 비대화와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피의자 보호 장치인 '수사인권보호관'과 압수수색 전 과정 영상 녹화 제도가 도입된다.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 11인이 2026년 6월 26일 발의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19564)을 법제사법위원회 대안으로 병합 심사해 2026년 7월 31일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이번 법안은 2026년 10월 2일 시행 예정인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에 맞춰 검찰의 수사 기능을 절차법상 완전히 걷어내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 주체의 완전한 분리다. 형사소송법 제195조를 개정해 사법경찰관은 수사를 전담하고, 검사는 공소제기와 공소유지만 전담하도록 역할을 명확히 갈랐다. 검사를 수사 주체로 규정해 자체 수사개시 근거가 됐던 제196조는 통째로 삭제했다. 검사가 송치사건 혐의 입증을 위해 피의자를 소환하거나 증거를 추가 수집하던 직접 보완수사도 금지된다. 제197조의2에 따라 검사는 경찰에 서면으로 '보완수사요구'만 할 수 있고,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을 때 직무배제나 징계 요구 등 시정 조치만 요구할 수 있다.

수사 권한이 경찰로 집중되면서 피의자 방어권 보장과 권한 남용 통제 장치도 신설됐다. 경찰 수사 과정의 인권침해 행위를 감시하고 차단하는 '수사인권보호관' 제도가 도입된다. 강제수사 남발을 막기 위해 압수수색 집행 시 전 과정을 기록하거나 영상으로 녹화하는 절차도 의무화된다. 검사의 기소권 행사를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공소심의회'도 설치된다.

발의를 주도한 김용민 의원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의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해 70여 년간 이어진 검찰 권력의 남용을 완전히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수사 지연 심화와 실체적 진실 규명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2020년 142일에서 2024년 312일로 2배 넘게 급증했다. 법무부 자료상 전국 12개 검찰청 기준 송치사건의 40~50%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거쳤던 만큼, 서면 요구만 오가는 '사건 핑퐁'이 벌어지면 피해자 구제가 늦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는 성명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권을 경찰에 독점시키는 것은 경찰 부실수사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퇴행"이라며 통제 장치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도 "경찰의 수사권 완전 독점이며 부실수사를 걸러낼 장치를 제거해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등 강력범죄 당사자들 역시 검찰 보완수사 폐지에 반발했다.

이번 법 개정으로 피의자 신문과 강제수사는 경찰 단계로 단일화된다. 형사사건에 연루된 피의자는 경찰 조사 단계부터 수사인권보호관 제도를 활용하고 변호인 조력을 집중해야 한다. 검찰 단계에서는 사실관계 강제조사가 아닌 법률 판단과 면담 중심의 방어 전략을 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