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신용정보법 위반 행위에도 수백억 원대 과징금이 일괄 부과되던 산정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최하 부과기준율이 50%에서 1%로 내려가 위반 정도에 맞춘 비례적 제재가 가능해졌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10월 21일 제18차 정례회의에서 「신용정보업감독규정」 일부개정규정안을 의결하고 10월 23일부터 시행했다. 개정 규정은 기존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묶여 있던 신용정보법 과징금 부과기준을 분리해 「신용정보업감독규정」 제3조의9 및 별표 9로 독립 신설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신용정보법상 과징금 산정 방식이 비례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20년 법 개정으로 과징금 부과 상한이 '관련 매출액의 3%'에서 '전체 매출액의 3%'로 크게 늘었으나, 세부 산정기준은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해 왔기 때문이다. 종전 기준으로는 가장 가벼운 위반(중대성이 약한 위반)이라도 법정 상한액의 50%가 기본과징금으로 고정 적용돼, 단순 절차 위반에도 과도한 과징금이 부과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개정 규정은 고정 3단계(50%·75%·100%) 부과기준율을 연속 구간 체계로 바꿨다. 앞으로는 △중대성이 약한 위반 1~30% 미만 △중대한 위반 30~65% 미만 △매우 중대한 위반 65~100%를 적용한다. 평가항목에서도 금융업 일반 기준이었던 '부당이득 규모'를 빼고 '개인신용정보 유형 및 성격'을 신설했으며, '피해규모'는 '정보주체 피해규모 및 영향'으로 구체화했다.
산정기준 개편에 따라 실제 부과되는 기본과징금 격차는 크게 벌어진다. 금융당국이 전체 매출액 7조 원, 당기순이익 7,000억 원인 금융회사를 가정해 모의 계산한 결과, 법정 상한액 2,100억 원(매출액의 3%)을 기준으로 종전에는 경미한 위반에도 기본과징금 1,050억 원(50% 적용)이 산정됐다. 개정 기준을 적용해 중대성 평가점수 1.2점(부과기준율 10% 가정)을 받으면 기본과징금은 210억 원으로 줄어 종전 대비 약 80% 낮아진다.
대규모 사고나 상습 위반을 제재하는 강도는 한층 높아진다. 동일한 위반행위를 3년 이내 반복하거나 1,000만 명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영향이 크면 법정 상한액 범위 안에서 기본과징금의 최대 100%까지 가중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신속하게 소비자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피해구제 노력을 기울인 금융회사에는 감경 사유를 폭넓게 인정한다.
개정된 산정기준은 2026년 10월 23일 이후 부과되는 과징금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개정 이전에 발생한 위반행위라도 새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위반자에게 더 유리하면 바뀐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다. 기업 법무팀과 변호사 업계에서는 현재 계류 중인 신용정보 사건의 소급 적용 유불리 검토와 함께 유출 정보의 민감도 등 신설 평가지표 입증 준비가 실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