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절차가 2021년 6월 1일 이전에 완전히 끝난 전세사기 피해자는 현행 특별법에 따른 피해자 인정을 받을 수 없다. 포털 사이트 법률상담 창구를 중심으로 계약 시기와 상관없이 소급 신청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나오지만, 법률상 명백한 적용제외 대상이어서 헛걸음할 위험이 크다.

실제로 네이버 지식iN 등에는 2017년 4월 다가구주택 경매가 시작돼 2018년 2월 종결되면서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의 구제 문의가 올라왔다. 변호사와 공인중개사 등 다수 전문가는 "소급 적용 성격이 있으니 서류를 갖춰 신청하라"거나 "피해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이는 법률 부칙을 간과한 답변이다.

법률상 한계

2023년 6월 1일 공포·시행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특별법)은 제3조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단서에서 경매 또는 공매가 완료된 임차인에게 대항력 유지나 경매 개시 요건을 면제하도록 정했다. 이미 살던 집이 매각돼 쫓겨난 세입자도 법 테두리에 넣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소급 범위다. 특별법 부칙 제3조(적용례)는 해당 단서 규정에 대해 "이 법 시행일부터 소급하여 2년이 되는 날 이후부터 이 법 시행일 이전까지 경매 또는 공매 절차가 완료된 임차인의 경우에 한정하여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법 시행일인 2023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역산해 2021년 6월 1일 이후에 매각과 배당이 끝난 사건만 구제 대상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2018년에 경매가 종료된 사건은 법 시행 5년 전에 절차가 끝나 법률상 심사 대상 자체에 오를 수 없다.

통계로 드러난 사각지대

무리하게 신청했다가 문턱을 넘지 못한 사례는 행정 수치로도 증명된다.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2026년 9월 30일까지 심의한 누적 안건 7만 1,058건 가운데 특별법 적용제외 판정을 받은 사례는 7,264건이다.

적용제외 사유를 살펴보면 '경·공매 완료 후 2년 경과 등' 부칙 제3조 요건을 맞추지 못해 배제된 건수가 2,170건에 달했다. 전체 적용제외 사례의 29.87%를 차지하는 규모다. 자력 회수 가능(3,214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배제 사유다. 사기 피해를 당한 사실이 명백하더라도 경매가 끝난 시점이 2021년 6월 이전이라면 위원회가 재량을 발휘해 구제할 길이 막혀 있다.

실무상 주의점

과거 전세사기를 당한 임차인이나 사건을 수임하는 법률대리인은 사기성이나 미반환 정황을 따지기 전에 낙찰대금 완납일과 배당기일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경매 종료일이 2021년 6월 1일 이전이라면 관할 지자체에 신청하더라도 각하 또는 적용제외 처분을 받는다.

피해자 단체는 입법 당시 그어진 소급 시한이 피해자들을 갈라쳤다고 비판해 왔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이철빈 공동위원장은 "이미 경매가 종료된 피해자에게도 법을 전면 소급 적용하고 최소보장 방안을 마련해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현행 특별법에 따른 피해자 결정 신청 유효기간은 2027년 5월 31일까지 연장 운영된다. 아울러 경매가 끝난 피해자를 상대로 보증금 3분의 1 수준을 보장하는 개정 법률 조항은 2026년 11월 13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다만 이 역시 부칙상 적용 대상에 들어오는 피해자를 전제로 하므로 과거 종결 사건에 입법적 보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구제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