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 화물선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정부 지원에서 배제됐던 중유 사용 선박에 유가보조금이 처음으로 지급된다. 자원안보위기 경보가 발령될 때 유류세 인상분 한도를 넘어 실제 유류 구매비용까지 재정으로 지원받는 안전판도 마련됐다.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해운법'(법률 제22135호)이 2026년 10월 27일 공포돼 즉시 시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인이 지난 5월 4일 대표 발의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10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수정가결된 법안이다.
중유 세액 인상분 법정 보조… '유가보조금' 명칭 일원화
개정법의 핵심은 종전 '유류세 보조금' 체계를 '유가보조금'으로 확대·개편하고 지원 유종에 중유를 직접 명시한 점이다(제41조제2항제1호). 기존 제도는 행정규칙에 따라 사실상 경유 선박 위주로 세액 인상분을 보조해 중유 선박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앞으로는 경유에 부과되는 교육세, 교통·에너지·환경세, 자동차세 인상액뿐 아니라 중유에 매겨지는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인상액 상당액도 유가보조금으로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받는다. 2026년 상반기 기준 국내 연안 화물선 총 1,908척 가운데 중유 사용 선박은 719척으로 경유 선박(527척)보다 192척 많다. 같은 해 2월 대비 6월 과세 중유 가격 상승률이 78.3%에 달해 경유(33.4%)보다 2.3배 이상 급등했던 연안선사의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자원안보위기 시 구매비용 직접 지원 근거 신설
국제 에너지 수급 장애에 맞설 위기 대응 조항도 신설됐다(제41조제2항제2호). '국가자원안보 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자원안보위기 경보가 발령되면, 세액 인상액 보전 수준을 넘어 선박 운항을 위해 지출한 유류 구매비용 자체를 해양수산부장관이 보조할 수 있다. 고유가 국면에서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하면 보조단가가 함께 깎이던 종전 산정 방식의 맹점을 보완한 조치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윤준병 의원은 "유가 급등이 장기화될 경우 해상 물류 체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자원안보 위기 상황에서는 보다 탄력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유류비가 운송원가의 30~40%에 달하는 내항화물선사의 도산 위기를 차단해 철강과 시멘트 등 주요 산업 원자재 조달 지연과 도서 지역 물류 대란 위험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5월 29일 구매분부터 소급 적용… 부정수급 관리 강화
재정지원 조항은 법 공포일 이전인 2026년 5월 29일 이후 내항화물운송사업자가 선박 운항을 위해 구매한 유류분부터 소급 적용한다(부칙 제2조). 육상 화물자동차 업계와의 형평을 맞춘 조치로, 선사들은 해당 기간의 세금계산서와 인수증 등 증빙자료를 갖춰 보조금을 정산받을 수 있다.
지원 확대에 발맞춰 부정수급 제재도 동일하게 적용된다(제41조의2, 제41조의3).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거나 실제 사용량보다 부풀려 청구한 사업자는 유가보조금이 전액 환수되며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강제 징수된다. 아울러 위반 횟수와 경중에 따라 등록 취소, 감선 조치, 6개월 이내 운항정지 또는 1년 이내 유가보조금 지급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해양수산부는 신설된 중유 유가보조금과 자원안보위기 구매비 보조금의 구체적 지급 기준, 신청 서식 등을 정비하기 위해 조만간 시행규칙 및 관련 고시 개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